청춘을 달리다 - <배철수의 음악캠프> 배순탁 작가의 90년대 청춘송가
배순탁 지음 / 북라이프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2008년부터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음악작가고 일하고 있는 배순탁 작가가 책을 냈다. 개인적으로는 배순탁 작가의 목소리가 익숙하다. 예전에 가수 정엽 씨가 '정엽의 푸른 밤'을 진행하던 시절, 일주일에 한 번씩 출연한 적이 있는데 그때 몇 번 들은 적이 있기 때문. 그때 당시 들으면서 좀 특이한 말투라고 생각했는데 글로 만나니 또 느낌이 다르다. 방송이야 시간의 제약이 있으니까 정해진 시간 내에서 준비한 정보를 다 전달해야 하니 마음이 좀 급해서 그런가 말이 살짝 엉키는 느낌이 있었는데 책은 그런 게 없어서 그런가 좀 더 편하게 이야기를 하는 느낌이다.

 

 음악작가가 쓴 우리나라 대중음악인 15명의 얘기지만 전문서는 아니다. 작가의 말대로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음악 에세이다. 작가가 음악을 가장 절박하게 듣던 1990년대(고등학생에서 대학생 시절) 음악인들이 대상인데(그 사람들이 지금 활동을 안 한다는 건 아니다) 윤상, 자우림, 이적, 유희열, 이소라, 서태지, 이승환, 윤종신 등 대부분이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알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첫 번째로 작가는 신해철을 꼽았다. 이제는 세상에 없는 사람.

 

 나도 음악을 미친 듯이 많이 듣던 시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때 나도 신해철의 음악을 굉장히 많이 들었었다. 노래를 잘한다거나 노래할 때 목소리가 좋아서 들었던 건 절대 아니고 그의 음악이 좋았던 건 가사 때문이었다. 뭐, 가끔은 손가락, 발가락이 오그라드는 느낌의 가사도 있기는 했지만 가슴에서 뭐가 부글부글하는데 말로는 표현이 안 되는 그것이 신해철(넥스트)의 노래를 들으면 해소가 됐었다. 그래서 작가가 첫 번째 대중음악인으로 신해철을 꼽았을 때 익숙한 노래 제목들을 보며 그때의 내가 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마구마구 그의 음악이 다시 듣고싶어졌다. 'The Ocean:불멸에 관하여'나 '절망에 관하여', '아버지와 나', '내 마음은 황무지' 같은 노래들.

 

 이 책에 실린 15명의 대중음악인들 중 어느 누구와 힘든 시간을 건넜는지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실연이나 대학 입시 실패, 힘든 사회 초년생 시절 등 시절마다 옆에 있어준 음악도 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음악을 들으며 그 시기를 건넜든 음악에 기대 시간을 견딘 사람들은 이 책을 읽으며 가슴이 두근거릴 거 같다. 작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의 이야기를 읽으며 문득 떠오른 내 이야기들 때문에. 지금 내 곁에는 어떤 음악이 있을까? 난 지금 어떤 음악에 기대 시간을 건너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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