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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안에 내 사람 만들기 - 좋아하는 사람을 연인으로 만드는 결정적 한 방!
최정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어떻게 알게 됐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난다. 경위야 어쨌든 이 책의 저자가 운영하고 있는 다음 블로그를 우연히 알게 됐고(아마 누가 재미있다고 추천을 해줬던 거 같다), 즐겨찾기에 등록을 해둔 후 가끔, 아주 가끔 블로그에 가서 글을 몇 개 읽곤 했다. 아무래도 네이버를 주로 사용하다 보니 다음에 놀러갈 일이 없어서 그랬던 거지 글이 재미가 없었다던가 하는 건 아니었다. 듣기 좋은 소리만 하지 않는다는 평을 듣고 있는 거 같던데 비록 읽은 글이 몇 개 안 되긴 하지만 특별히 냉정하다든가, 너무 남자 중심적이라든가 하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가끔 글을 읽다 '좀 그런데...' 싶은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남자라고 다 똑같은 남자 아니고, 여자라고 다 똑같은 여자가 아니니니까 남녀의 성별차이를 떠나 사람이 달라 생기는 생각의 차이 정도로 생각하며 글을 읽었었다. 책을 여러 권(4권) 내고, 돈을 받고 연애 컨설팅을 하고(90분 상담에 20만원을 받는다고 한다), 연애란 주제로 다음에서 파워블로거라면 그 분야에선 전문가라면 전문가라고 할 수 있지만 세상 모든 경우의 수에 100% 부합하는 이론이란 없는 셈이니 걸러서 볼 능력이 있다면 걸러서 읽으면 될 문제였다.
블로그의 글은 몇 개 읽었지만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늘 그렇듯 책을 받자마자 책 날개에 있는 저자 약력을 읽었는데 첫 문장이 '슈렉 같은 외모로 16년 동안 여자 900명을 사귄 카사노바'였다. 슈렉? 슈렉 같은 외모는 어떤 외모일까? 눈이 크고, 덩치가 크고(뚱뚱하고), 키도 크고, 귀가 특이하게 생기고, 온 몸이 녹색인가? 응? 뭐, 못 생겼단 소리일 거 같은데 검색을 해보니 사진이 뜬다. 아- 이렇게 생긴 사람이구나. 다행히 몸이 녹색은 아니었지만 키는 큰 거 같고, 뚱뚱하지는 않았고, 눈과 귀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사진으론 모르겠더라. '못 생겼다'와 이음동의어로 슈렉에 비유한 거라면 더 못 생긴 사람도 많기 때문에 첫 마디가 "앗, 못 생겼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호감이 가는 외모냐고 묻는다면. 글쎄...... 올씨다. 여자들이 대부분 좋아하지 않는 민머리에 수염 때문에라도 점수는 많이 깍아먹을 거 같긴 하다. 이력에서 두 번째로 눈에 들어온 건 당연히 '16년 동안 900명을 사귄'이었다. 지금 몇 살인지도 모르고, 몇 살 때 만난 여자부터 900명에 포함시킨 건지 모르지만 대충 봐도 '어? 말이 안 되는 숫자인데?' 싶었는데 사귄 게 아니라 같이 잔 여자의 수라고 한다. 지금 만나는 여자친구 전에 만난 여자들 중에서 제일 오래 만난 사람이 40일 정도였다니까 음- 그럼 900명이 가능할 거 같기도 하다. 이때 떠오른 생각. 어떤 연애 칼럼니스트(그 사람도 남자다)가 '어떤 남자 연애 전문가가 몇 백명의 여자랑 사귀었다고 하던데 그건 사귄 게 아니다, 그 사람은 사귄다는 의미가 뭔지 모르는 사람 같다'고 말한 게 생각났다. 그래, 아무래도 약력을 바꿔야 할 거 같다. '16년 동안 900명과 잔'이라고.
책의 부제가 '좋아하는 사람을 연인으로 만드는 결정적 한 방!'이다. 부제를 봐도 알겠지만 지금 마음 가는 사람 그림자도 없는 사람보다는 호감 가는 사람이 읽으면 더 유용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책의 전반부에서는 남자와 여자를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눈 후 각 유형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어디에 가야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고, 만나는 장소에 따라 조심해야 할 점은 뭔지 다루고 있긴 하지만, 책의 제목처럼 남자와 여자가 마음에 드는 이성을 30일 안에 내 사람으로 만드는 게 이 책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물론 미리 알아둬서 나쁠 건 없겠지만 아무래도 지금 당장 내 사람으로 만들고 있는 상대가 있으면 작가가 책에서 제안하는 법을 그대로 써먹을 수도 있고, 혹 이번엔 실패하더라도 학습효과는 있을 테니까 말이다.
작가의 말을 빌면 여자의 유형은 100가지나 되는데 크게는 다섯 가지로 한국 여자의 30∼40%를 차지하는 ‘착하게 도도한 형’은 그냥 노력하면 되고, ‘나쁘게 도도한 형’에게는 수컷 냄새를, 이성과 잘 어울리지만 내실은 없는 ‘활발형’에게는 속마음을 보여줘야 한단다. 인간관계가 한정된 ‘울타리형’은 제일 힘들긴 하지만 천천히 알아가는 게 방법이고 ‘백치미형’에게는 칭찬을 해줘야 하는데 취향을 파악해야 한다고 한다. 궁금하지 않은까? 내가 저 다섯 가지 유형 중에 어디에 속하는지? 반면 남자는 마초남, 숙맥남, 섬세남, 소심남, 망부석남 이렇게 다섯 가지로 나눴는데 마초남을 공략하기 위해선 소유욕을 버리고 적절한 관심을 보여주는 태도가 필요하고, 숙맥남을 얻기 위해선 여자 판타지에 부흥하는 여자가 돼야 한다고 한다. 섬세남은 일단 싫어하는 여자 취향을 파악한 후 성격이나 취향, 추구하는 바가 똑같은 여자에게 더 잘 끌리는 점을 이용하는 게 방법이다. 먼저 고백하지 않는 소심남의 경우 초반에 남자가 할 몫을 여자가 대신하는 방법으로, 옛 사람을 잊지 못하는 망부석남은 제일 좋아하는 여자 유형이 뭔지, 제일 싫어하는 여자 유형이 뭔지 꼭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니 참고하시길.
작가의 인터뷰를 보니 '진심으로 사랑을 얻는 게 아니다. 상대의 요구를 파악해야 하고, 그러려면 기술이 필요하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해 달라’는 말이 제일 싫다. 그런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나보다 못한 사람뿐이다'라고 했던데 연애를 공부하고 있는 사람, 한 번 정도 보면 재미있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