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하버드 법대, 젊은 법조인이 그린 법정 실화
알렉산드리아 마르자노 레즈네비치 지음, 권가비 옮김 / 책세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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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간신히 읽어냈다. 읽는 게 힘이 든 것은 소아성애자에게 목숨을 잃은 어린 아이의 사연이 안타까워서도,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저자의 경험이 충격적이어서도 아니었다.

책이 너무 재미없고 지루했다. 불필요하고 중복된 말을 가득 써놓고 페이지 수를 늘려 놓은 것 같았다고 할까? 구성이라든지, 문체라든지 수준과 기대 이하였다. 무엇보다 책은 그 저자의 인품에 비례해서 빛을 발하기 나름인데, 저자 캐릭터 자체가 내가 싫어하는 전형이었다. 시간이 참 아깝다.

이 책을 계기로 앞으로 가급적 고전, 또는 검증된 저자 책 중심으로 읽어야겠다는 맹세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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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도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4
서머싯 몸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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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오랫만의 긴 산책길에서 문득 몇해전 걸었던 길이 생각났다. 특별한 곳도, 특별한 날도 아니었건만 그때 들었음직한 음악과 읽었음직한 책까지 함께 떠올랐다. 이처럼 평범한 바로 지금 이 순간도 훗날 언젠가는 가슴 저릴만큼 그리워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매사 얼마나 진지하게 살아나가야 하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서머싯 몸의 면도날을 읽자니 마치 할아버지가 손자들을 앉혀놓고 옛이야기하는 정경이 연상되었다. 그만큼 따뜻하고 정겹고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었다는 뜻이다.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문체와 글의 구성이 매우 맛깔스럽다고 할까? 달과 6펜스도 재밌게 본 기억이 있는 것을 보면, 작가의 글이 탁월한 것은 확실하다. 내친김에 인간의 굴레도 곧 읽어야겠다.

이제까지 저자 책은 두 권 읽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두 책 모두 갈 수 있었고 갈 수 있는 길이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실제 가지 않았고 또 가지 않는 길에 대한 동경을 품고 있는 점에서 비슷한 듯 하다. 하기야 모든 고전이 결국 그런 주제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오늘도 내가 읽는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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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옳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정혜신 지음 / 해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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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이렇게 아플까?
오늘 퇴근길에 익숙했지만 애써 외면해 왔던 질문이 다시금 떠올랐다.

열심히 했다고, 그래서 이제는 행복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던 기간도 잠시, 잦아들었던 몹쓸 병이 고개를 내밀고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정말이지, 나를 둘러싼 세상은 내가 어떻게 몸부림을 치더라도 벗어날 수 없는 지옥인걸까? 여러 상황이, 주위의 사람이 답답하고 짜증난다. 그렇게 아파하는 내가 더 밉고 싫다.

이런 내 마음도 저자의 말처럼 옳은 것이며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인가? 나이 마흔이 넘어서도 이처럼 계속 아파하는 나라는 놈이 과연 정상이긴 할까?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러나 그럴 수 없다. 오늘 밤에 잠을 잘 수 있을지 걱정이다.

책에 관해 몇자 남겨보자면, 저자의 따뜻한 마음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공감가고, 깨달음을 받은 대목도 몇군데 있었다. 책을 읽고 나서도 또 이렇게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것은 책의 교훈을 충분히 흡수하여 나의 것으로 만들지 못한 나의 못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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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3부작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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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함 없는 구성과 가독성 부족한 번역체.
한 문장으로 이 책을 평가하면 그렇다.

이런 구성을 열린 결말이라고 그러나?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렇게 글을 쓴다면 작가는 온갖 좋은 해석들을 그때 그때의 상황에 맞게 나중에 갖다 붙일수도 있겠다. 작가로서 얼마나 무책임하고 무능한 처사인지. 그런 책에 역자의 어설픈, 끼워맞춘 듯한 평이라니......

매우 호의적으로 해석해주자면, 익명 속에서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마는 현대 도시인의 서글픈 자화상? 이 해석도 터무니 없을 수 있겠다, 열린 결말이니. 솔직히 알고 싶지도 않다. 정말 화나는 것은 재미도 없고, 긴장감도 없고, 번역 문체도 지루한 이 책에, 나의 2018년 12월의 몇일을 낭비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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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 마누엘레 피오르 그림,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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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아리지만 따듯하다.
어린왕자를 읽는 듯한 착각도 들었다.
어느 순간 웃다가도
이내 숙연해졌다.
처음 접한 작가, 로맹가리에게 경의를 표한다.
(내용에 꼭 맞는 삽화를 그린 마누엘레 피오르에게도)

그래, 사람은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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