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이 -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선택의 비밀
롬 브래프먼 외 지음, 강유리 옮김 / 리더스북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언젠가 극도의 짜증 상태에서 안 좋은 결과가 뻔히 보이는 일을 끝까지 밀어붙인 적이 있었다. 될 대로 되라는 식의 못난이 짓은 결국 우려했던 결과를 초래했고 내가 도대체 왜 그랬을까하는 생각으로 후회의 한숨을 쉬었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어있었다. 그때의 나는 결국 왜 그랬던 것일까? 또 언젠가는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느꼈던 이성과의 첫 만남이후 두 번째 만남 때 그 호감이 비호감으로 급선회되는 진기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여자의 마음을 갈대라지 않았던가. 갈대? 아니다! 비단 내가 여자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이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심리적 전쟁의 조각들인 것이다. 스웨이라는 책의 저자 브래프먼 형제는 바로 이 눈에 띄지 않는 심리 전쟁에 주목하고 여러 가지 사건들을 통해 그 원인과 결과의 인과관계를 파악해내고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이 책을 펴내게 되었다고 한다. 심리학자 롬과 사업자 오리의 재미난 심리 이야기! 과연 우리는 그들의 도움으로 흔들리는 마음을 조정할 수 있게 될 것인가!

 

 결과부터 말하자면 조금 맥이 빠질 수도 있겠지만, Yes!가 아닌 No!이다. 그들의 친절한 설명과 재미난 실화들은 우리의 알 수 없었던  신경의 마디마디들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긴 했지만 결국 궁극적인 실천방법은 제시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상황에선 반대로 생각하세요! 스스로 정한 틀에 머물지 마십시오! 라는 정도의 조언으로는 우리의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내기엔 역부족이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이라 생각되는 것은 이 책이 상당히 재미있고 굉장히 체계적이라는 것이다. 그럼 브래프먼 형제가 알려준 인간 심리의 몇 가지 요소들은 알아보기로 하자.

 

 <유명한 바이올린 연주자가 청바지에 간편한 차림으로 350만 달러나 되는 바이올린과 함께 지하철 공연을 하고 있다. 지나가는 이들은 누구라 할 것도 없이 그저 갈 길을 재촉하기 바쁘다. 그들은 지금 자신의 눈앞에 있는 연주자가 마치 보이지 않는 투명인간인 양 무관심으로 일관한 것이다.> - 이는 우리가 음악으로써 그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지하철 + 청바지 "등의 환경적 요인으로 그 위대한 연주자를 거리의 악사로 인식해버린 것이다. 사람들은 이렇게 자신이 눈으로 본 것들에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일종의 경계와 틀을 형성하게 된다. 그리고 일정 사실을 미리 접했을 때 사람과의 첫 만남에서도 그 사실을 전제해두기 때문에 미리 알고 있던 것을 사실이라 인정하게 된다. 인간의 심리는 알수록 신비하다. 극도의 스트레스 상태에서 말도 안 되는 선택을 하게 되는 인간의 극단적인 이면, 똑같은 일을 하는데도 성과와 선행이라는 두 목표에 따라 각자 다른 부위가 반응하는 인간의 뇌. 정말 우리 인간의 심리는 도저히 완벽한 컨트롤을 할 수 없는 복잡한 개체라고 밖에 말 할 수 없다.

 

 초반에 상당히 흥미롭게 시작한 이 책은 후반부로 갈수록 논문적 성향이 짙어지고 제시되는 예들도 실생활에서 볼 수 있는 것들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 책의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끌고 가기엔 조금 힘이 부쳤다. 초반부는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는데 말이다. 뭐 누군가 나에게 "에이~ 그건 당신이 몸이 피곤했거나 다른데 정신이 팔려 있었던 것 아닌가요?"라고 묻는다면 100% 아니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나는 당당한 목소리로 절대 아니라고 이야기할테다! ^^ 띠지의 광고 중 "당신의 생각을 180도 뒤엎는 책"이라는 문장이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이 생각했던 것들의 일종의 심리적 오류나 자만을 깨닫고 반대로 행동한다면 생각의 180도 회전은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긴 했다. 헌데 언제나 반대로 하려고 너무 의식하다보면 결국은 일이 꼬여 돌고 돌아 제자리로 와있는 경우를 수도 없이 본 터라 과연 이것이 옳은 방법일지는 장담할 수가 없다. 속 시원히 뻥 뚫어보고 싶어 읽었던 책에서 오히려 여러 가지 의문점과 생각의 꼬리를 잡게 되어 뜬금없이 사람의 심리에 대한 고찰에 빠져있던 나. 그 대답은 결국 "마음 가는대로 합시다!"였다. 스웨이라는 책을 읽고 어느 정도 내 심리 상태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 내가 이렇다 믿는 신념을 따라가자고 다짐했다! 어차피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만 살 수는 없으니 적어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서만이라도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게 행복할 테니 말이다. 브래프먼 형제의 노고에 존경을 표하며 100% 공감하지 못한 나의 부족함에 미안함을 느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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