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니 라이온하트 1 : 세이렌의 비밀 - 환경 신화 판타지
줄리아 골딩 지음, 이옥용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판타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무엇일까? 아마도 해리포터가 아닐까 생각된다. 해리포터가 받은 경이적인 사랑은 해를 거듭할수록 오히려 더 커지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해리포터와 비슷한 내용의 판타지 소설들이 속출하게 되었고 단 1주라도 해리포터보다 판매량이 높았을 경우 마치 대단한 사건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광고하고 떠들어댄다. 이제는 솔직히 광고 글에 해리포터라는 단어만 들어있어도 거부감이 들 정도로 믿음이 가지 않는다. 판타지 소설에 대한 기대들이 차츰 사그라질 때쯤 만나게 된 책이 바로 <코니 라이온하트>다. 코발트빛의 넘실거리는 바다, 그 위에 멋지게 빛나는 은빛 배지. '한 번쯤 더 속아볼까?'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책 속에서 나는 어린 시절 꿈에 그렸던 여러 신화 속 동물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인간의 친구이자 환경을 사랑하는 착한 마음을 갖고 있었고 공통의 적을 물리치지 위해 협회라는 이름하에 인간과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영화나 소설, 혹은 우리의 삶 속에서 가징 끈끈한 결속력을 발휘할 수 있는 순간은 단연 '공공의 적'을 만났을 때일 것이다. 해리포터에선 볼트모트가 있었고 코니 라이온하트에서는 쿨레르보라는 절대 악이 존재한다. <코니 라이온하트>에서는 4개의 군으로 신화적 동물들을 구분하고 한 인간이 하나의 신화생물과 절대적 유대관계를 가질 수 있다. 그들은 서로를 벗이라 부르며 돈독한 유대관계를 이어가는데 주인공인 코니는 한 세기에 나올까 말까한 '만물의 벗'이란 능력을 가진 아이였다. 그녀가 자신의 힘을 알아가고 모든 신화적 생물들과 소통해가는 과정 속에서 나는 어린 시절 만났던 수많은 신화 생물들과 만날 기회를 갖게 되었다. 용, 유니콘, 날씨의 거인, 페가수스, 세이렌. 그 이름만으로도 두근거리는 동물들이 사실은 지금 이 순간 우리와 같은 동시대에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이야기는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인간들의 무차별한 공격과 학살을 피해 신화 속으로 도망쳐야했던 그들의 삶과 인간 사이에 유일한 연결체 그들이 바로 협회 사람들인 것이다. 동물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전혀 없었던 나에게 그들의 뜨거운 우정은 질투가 느껴질 정도로 부러웠다.

 <코니 라이온하트>의 가장 큰 특징은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시리즈인 <제 1탄 세이렌의 비밀>에서는 작은 항구 도시에 무리하게 세워진 정유회사 때문에 삶의 터전을 읽게 된 세이렌들의 분노로 여러 사건들이 일어난다. 그리고 이틈에 화가 난 세이렌들을 조정하는 자가 바로 쿨레르보였던 것이다. 작가는 판타지적 요소에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환경문제들을 담아냄으로써 청소년들이 자연스레 인간이 저지르고 있는 잘못들을 받아들이고 그러한 문제들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판타지 소설의 새로운 시도였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때로는 무리한 학습보다는 이렇게 재미난 방향으로 지도하는 것이 더 큰 효과를 불러올 수 있으니까!

 하지만 몇 가지 걱정스러운 부분도 없지 않다. 작가는 이 작품으로 여러 상들을 수상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는 솔직히 장담하기 힘들다. 일단 400페이지 분량의 책 속에 꽉꽉 들어차있는 내용이 조금 버겁고 등장인물이 많으며 그에 신화생물들이 더해져 조금 어지럽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문장자체가 어렵지는 않으나 뭔가 가슴 속으로 확 받아들여지는 읽힘은 아니라서 단숨에 읽히는 여느 쉬운 책들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책은 기호식품과 같아서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 다른 게 사실이지만 대부분 내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여느 판타지 소설보다는 확실히 무언가 달랐기 때문에 전부 4개의 이야기들로 묶어진 <코니 라이온하트>의 나머지 이야기들을 조심스레 기대해보게 된다. 그때는 좀 더 흥미진진하고 즐거운 모험이 펼쳐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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