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공감하라,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권태현 지음, 조연상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잠 못 이루는 밤, 나는 홀로 남겨진 쓸쓸함을 달래기 위해 라디오를 듣곤 했었다. 지금은 유재석씨의 여자 친구로 너무나 잘 알려진 나경은 아나운서의 목소리. 솔직히 그때는 방송을 들으면서도 진행자가 누구인지 잘 알지 못했었다. 단지 잔잔하면서도 담담한 그녀의 목소리가 좋고 밤은 깊었기에 그렇게 하루하루가 새벽은 흘러갔다. [공감하라,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이라는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아~! 그때 그 이야기들이구나."라는 생각에 반갑고도 즐거웠다.
글을 읽으며 생각보단 딱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리로 들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 하지만 점점 익숙해지더니 이내 예전에 라디오를 들을 때처럼 편안하게 생각되었다. 좌절하고 쓰러져있는 20대들을 위한 감성 에세이, 마치 옆집 형이 술 한 잔 기울이며 인생사를 이야기해주듯 가까운 이모나 언니가 토닥거리며 기운을 북돋워주듯 그렇게 작가는 펜으로 쓴 한 장의 글로써 우리에게 용기를 준다.
주제는 어렵지 않다. 우리가 한 번쯤 생각해보았을 친구, 시간, 책임, 첫사랑 등의 주제로 써내려간 글. 모두가 생소하지 않은 생각의 연장이기에 이해의 어려움도 혹은 강한 부정도 필요 없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글들이었다. 허나 꼭 조용한 장소에서 읽기를 추천한다. 시끄럽고 정신없는 장소에서 읽으니 그 느낌이 살지가 않더라.
자신을 타이르는 마음으로 혹은 용기를 줄 요량으로 진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읽었던 책이다. 주로 어두운 새벽에 읽으며 찬찬히 공감해갔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다. 독서의 즐거움을 더해주었던 예쁜 그림들도 참 좋았다. 지금도 내 손에 있는 책을 넘겨보며 슬며시 미소지어본다. 공감하자~! 세상이 다 내 것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