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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쉬 걸 1 - 인어소녀 에밀리
리즈 케슬러 지음, 강주영 옮김 / 별이온(파인트리)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어렸을 때부터 나는 여러 인어 이야기들을 만나왔다. 워낙에 인기 있는 소재여서인지 수 많은 작품으로 탄생되었고 오래 전부터 흘러 내려오는 전설들도 적지 않은 그들의 이야기. 그 중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을 몇 가지 골라보자면 오래 전에 보았던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스플래시와 월트 디즈니사에서 만든 매력적인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아름다운 목소리로 선원들을 유혹해 배를 난파시켜버린다는 로렐라이 전설 그리고 인터넷에서 보았던 흉측한 반인 반어의 사진들이다.(상상 속의 아름다운 인어의 모습과는 너무나 달라 적잖이 당황했었다.) 여러 가지 생각들이 교차하는 상황 속에서 아름다운 인어의 하반신이 그려진 [피쉬 걸]의 반짝이는 표지를 보며 나는 그만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14살이 되도록 물에 몸을 푹 담가본 적이 없는 소녀 에밀리는 어느 날 우연히 자신의 몸에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된다. 그것은 자신이 인간이자 인어이기도 하다는 것이었다. 사랑에는 국경도 없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라고들 말하지만 에밀리의 부모님 이야기를 듣는다면 순간 할 말을 잃을 것이다. 인간과 인어간의 금지된 사랑. 그 사랑으로 인해 인어인 아빠는 감옥에 갇히게 되고 엄마는 기억을 지우는 빵을 먹으며 살아간다. 어찌 보면 안타까운 사연이지만 책 속에 담겨있는 글의 한 구절 한 구절이 모두가 다 잔잔하면서도 소중하게 느껴진다.
피쉬 걸이라는 책은 해리포터와 비슷한 구성으로 연결되는 것 같다. 한 권에서의 이야기가 끝나면 또 다른 스토리로 주인공들이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다. 아직 2권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1권의 재미로 볼 때 결코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 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피쉬 걸은 단순한 인어의 이야기가 아닌 고귀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빛나는 용기와 굳은 우정 심지어 약간의 모험까지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상상력으로 써내려간 이 소설은 내가 만난 또 하나의 인어 이야기이자 앞으로도 변치 않고 기억될 작품이다.
예전에 '늑대와 함께 춤을'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들의 재미난 이름에 웃었던 기억이 난다. 인어세계에서의 작명법칙 역시 그 영화에서처럼 특이했던 것 같다. 여러 재미난 이름을 가진 인어들을 만나게 되면서 마음을 활짝 열고 웃을 수 있었고 그로인해 이야기에 잔잔하게 스며들어 마치 내 몸의 일부라도 되는 것처럼 피쉬 걸이라는 책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만난 소중한 또 하나의 인어이야기를 가슴 속 깊이 새기며 어서 빨리 2권을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해본다.(사실 이미 출간되어 있어 만날 수는 있지만 문제는 내가 언제 책을 주문하느냐에 달렸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