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맛나세요?
빌 맥팔란.알렉스 옐로우리스 지음, 황소연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언젠가 모르는 번호로부터 이런 문자를 받은 적이 있었다, "행복하니? 나는 행복하지 않은데. 보고 싶다." 번호를 바꾼 지 얼마 안 되었던 터라 잘못 온 문자임이 분명했다. 왠지 답장을 기다릴 것 같다는 생각에 문자 잘못 보내신 것 같다는 말을 해주었더니 그 사람 너무도 씁쓸하게 예전 여자 친구 번호였다며 미안하다고 한다. 뭔가 위로의 말은 해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고 우리의 연락은 끝이 났었다. 누군가로부터 의미심장한 문자를 주기적으로 받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지 나는 잘 모르지만, 아마도 내가 그 때 느꼈던 기분과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답장을 해주기도 그렇고 완전히 무시하기도 어려운 그런 상황. [살맛나세요?]라는 이 책은 어느 날 갑자기 주인공들에게 인생을 올바른 길로 향하도록 바로잡아줄 문자 메시지들이 날아 들어온다는 설정으로 쓰인 소설이었다.

 15개의 문자 메시지를 통해서 본 인생이야기라는 보도 자료를 읽고 나는 15개의 짧은 단편으로 이루어진 우화집이나 단편소설일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나의 예상과는 달리 자기계발서였다. 다행이었던 것은 내가 싫어하는 주장과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들로만 이루어진 계발서가 아니라 우화형식으로써 이야기 속에서 가치를 찾아가는 형식의 책이라는 것이었다. 주인공들의 이야기도 엿볼 겸 재미나게 책을 읽어가기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로부터 호된 호통을 받아가며 자신감을 상실했던 스티브와 자신을 돌보기보다는 남들을 위해 일하는 것에 더 가치를 두는 린 부부의 일상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이들의 삶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 부부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몇 가지만 골라보라면 우선 남들에게 신경 쓰기 이전에 자신을 위한 투자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이에게 소비할 시간을 조금씩 쪼개어 오직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만드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항상 보다 나은 방향으로 자신의 행동을 고치고 바꿔나갈 인정과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금의 노력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기에 우리의 삶을 지금의 상태로 놓아두기엔 너무나 아깝다는 것이다.

 [살맛나세요?]라는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들이 나의 엄마와 아빠로 때로는 내 자신과 남동생으로 혹은 나의 친구들로 보이면서 나 역시 이런 저런 점들은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남들을 올바른 방식으로 배려하며 어떠한 것을 얻기 위함이 아닌 그 사람 자체를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을 갖고 싶다. 어느 날 알 수 없는 곳에서 날아 온 마법의 메시지를 통해 그들이 삶의 소소한 행복들을 찾아간 것처럼 나 역시 내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어본다. "괜찮아. 다 잘 될 꺼야. 나에겐 밝은 미래가 있어."라고. 나지막이 속삭이는 이 주문에 괜스레 쑥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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