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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몰랐던 나만의 끼
와시다 고야타 지음 / 징검다리 / 2006년 3월
평점 :
나도 몰랐던 나만의 끼라... 제목 한번 멋지다고 생각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누구나 자신만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가지고 태어난다고 한다. 그것이 설사 조지 부시처럼 온 세상을 호령할 수 있는 기회일지 아니면 누구보다 라면을 맛있게 끓일 수 있는 능력일지 우리는 알 수 없지만 내 속에 숨어있는 나의 끼를 발견하는 일은 분명 유쾌할 것이다. 과연 살아가며 자신의 끼를 발견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지만 꼭 발견하고 말리라는 굳은 의지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책을 넘기자마자 알 수 없는 어지럼증이 일었다. 바로 만만치 않은 책에 두께와 그 두께에 좀 과하다 싶을 정도의 많은 소제목들... 이 분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으신가보다 하고 작가 소개를 다시 한 번 읽게 될 정도였다. 책의 내용은 끼에 대해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우선 내 자신을 알아야하며 자신이 잘하는 것을 찾아내야 한다. 그것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혹은 어찌 발전시켜야 하는가 등의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끼라고 본다면 제목은 틀리지 않았지만 약간의 혼란을 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생 시절, "에~ 그리고 또... 그리하여."라며 말을 이어가던 교장선생님이 떠오른 것은 왜일까? 아마 이런 공통점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모두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씀인 건 확실히 알겠는데 좀 지루하다는 것? 이 책의 저자인 할아버지는 어쩌면 교장선생님의 마음으로 아직 자신을 찾지 못한 젊지만 나이 든 우리들을 자신의 초등학교 제자라 여기고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해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자신들의 고유번호를 달고 끝없이 행진하는 여러 짧은 글들은 읽기는 편했으나 왠지 깊이가 조금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저자의 능력부족이 아니라 너무나 많은 말을 제한된 용량 안에 담고자 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조회 때도 처음엔 집중하다가 나중엔 자꾸 딴 생각이 들듯이 사실 이 책을 끝까지 집중하기가 좀 힘들었다. 가장 집중이 잘 되는 때에 읽으려고 몇 번을 나누어보았던지…….^^; 하지만 언제나 어르신의 말씀은 틀린 적이 없는 법. 이 책에 담겨 있는 좋은 말들을 기억하며 내 자신이 무엇을 가장 잘 할 수 있는지 찾아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