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지혜
쑤추운리 지음, 남은숙 옮김 / 팜파스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도시에 살다보면 사람들이 참으로 바쁘게 살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하철을 타고 각자의 회사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사람들(나는 지하철이 없는 지방에 살지만). 바쁘게 교차 선을 오가며 뭐가 그리 바쁜지 부딪쳐도 미안하다는 소리 하나 없이 지나가는 이들을 보며 무엇이 이토록 우리의 삶을 치열하게 만들었나하는 의문이 생긴다.

 나 역시도 치열하게 살았던 적이 있었다. 갑자기 기울어진 가세에 보탬이 되어보겠다고 졸업반이던 4학년 시절 하루에 아르바이트를 두 세 개씩 하며 열심히 돈을 벌었더랬다. 그때 많은 친구들이 나에게 충고하길 "좀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갖고 다시 생각해봐. 지금 이 시기가 얼마나 중요한데 그렇게 보내는 거니."라고 말하곤 했다. 그때 내가 했던 생각은 '너희들이 뭘 알겠어. 내가 얼마나 힘든지 너희들은 모르잖아.'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왜 친구들의 충고를 감사히 받아들이지 않았나하는 후회가 된다. 그 중요한 시기를 아르바이트를 보낸 나는 지금까지도 마음에 드는 직장을 구하지 못해 빌빌거리고 있으니 말이다.(지금 같은 취업대란에 마음에 드는 직장이라니 배부른 소리이긴 하지만. ^^;)

 사람의 생각을 호떡 뒤집듯이 뒤집어 앞뒷면을 노릇하게 구워낼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나의 생각을 바꾸면 세상은 좀 더 아름다워 보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만난 [여유]라는 이 책에선 한 가지만 너무 고집하지 말고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 볼 것과 어떠한 상황도 적절한 위트와 방법이 있다면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알려주고 있다. 여러 인물들의 경험담으로 엮어낸 짧은 글들이 하나하나 모여 여유로운 삶을 살기위한 지침서로 태어난 것이다.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라고 장황한 주장들만 늘어놓는 자기계발서들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에게 혹은 가족에게 아니면 인생의 후배들에게 마치 술 한 잔을 앞에 놓고 친절하고 농도 깊게 인생 상담을 해주듯 이 책은 나에게 좀 더 여유로운 삶을 살 것을 강하게 권유했다. 나는 그의 초대를 받아들여 좀 더 여유로운 삶을 살아 볼 생각이다. 스스로 만들어 낸 조급증에 시달려 손발마저 부들부들 떨리는 순간 여! 유! 라는 이 단어를 외치며 조금은 쿨하게 나를 다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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