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도 좋은 남자 연애만 해야 될 남자
자신타 티난 지음, 허지은.신선숙 옮김 / 행복한발견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누군가 내게 "가장 좋아하는 미국드라마가 무엇입니까?"라고 물어 온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섹스 앤 더 시티"라고 대답할 것이다. 섹스에 대한 자유로운 칼럼을 쓰는 해비스모커 캐리, 개방적이지만 지킬 건 지키는 사만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는 맨허튼의 요조숙녀 샬롯, 잘 나가는 변호사이자 언제나 고민이 많은 빨간 머리 미란다... 나는 그녀들을 사랑한다. 그녀들은 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잊지 않도록 자주자주 그녀들을 찾는다. [결혼해도 좋은 남자 연애만 해야 될 남자]란 책을 만났을 때 마치 "섹스 앤 더 시티"의 친구들을 다시 만난 것 같아 너무나 반갑고 즐거웠다. 이제 그녀들과 함께 하는 즐거운 대화가 시작된 것이다.

 

 양쪽의 인물들을 비교해보자면 책의 주인공이자 저자인 티난은 캐리, 사랑이 운명이라고 믿는 여자 그레이스는 샬롯, 자꾸만 이상한 남자들이 꼬여 고민이 많은 호프는 미란다, 그리고 실용적 연애주의자 데스트니는 사만다에 비교 할 수 있을 것 같다. 각자의 캐릭터가 동등하게 꼭 맞아 떨어지는 것은 아니나 많은 공통점들이 있어 책을 읽으며 주인공들의 이름이 헷갈릴 때는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이름을 떠올렸다.

 

 기본적으로 그녀들은 사랑에 대한 아픈 상처를 다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녀들은 결코 인생의 실패자가 아니다. 멋진 직장을 가진 커리어 우먼이며 자신의 치부까지도 떨어 놓을 수 있는 좋은 친구들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남자 하나 잘못 만났다고 그들의 인생을 이렇다 저렇다 논의 할 것이 못된다. 그녀들이 공통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주제는 어떻게 내 남자인지 알아보느냐는 주제와 너무 쉽게 남자에게 빠지지 말자는 것들이다. 미국에 살던 한국에 살던 역시 여자들의 대화는 비슷하다. 나에게도 역시 친구들과 늦은 밤 술잔을 기울이며 변해버린 사랑을 원망하고 새로운 사랑에 대한 설레임으로 들떴던 수많은 밤들이 있었기에 그들의 마음을 잘 알 수 있다.

 

 이 책은 한 마디로 말해 정말 재미있다. 짧은 이야기들을 엮어 만든 한 권의 책, 내용도 우리가 한 번쯤 겪어 보았을 일들이어서 친숙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책장이 빨리 빨리 넘겨지지는 않는다. 때문에 다 읽는데 며칠이 걸렸다. 다른 실용연애서들은 왠지 상담가나 전문가에게 특강을 받는 기분이라 수업처럼 느껴져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으나 이 책은 마치 드라마를 보듯 그리고 친한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이라 신선했다. 더구나 등장인물들이 모두 실존인물들이라 뉴욕에 가면 꼭 그녀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책 한 권을 읽는 다고 자신의 연애관이 바뀌거나 단숨에 매력녀로 둔갑할 수 는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런 책들에 손이 가고 동질감을 느끼는 것은 책 속에서 자신의 자화상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여자들은 위한 많은 책들을 읽어 보았지만 [결혼해도 좋은 남자 연애만 해야 될 남자]같이 마음에 드는 책은 만나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이겠지만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가 들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모든 여성들의 좋은 친구가 되어 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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