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곽재식의 유령 잡는 화학자
지은이: 곽재식
펴낸 곳: 김영사
무료하게 TV 채널을 돌리던 어느 날, 편안하고 후덕한 인상의 출연자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어려운 과학 지식을 쉽고 재밌게 설명해주는 그 언변에 한참을 홀린 듯 귀 기울이다가 결국 그분의 책까지 주문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곽재식 공학박사! 전설 속의 한국 괴물을 총망라한 《한국 괴물 백과》로 큰 사랑을 받은 그는 왕성하게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방송 출연도 잦은데, 가장 의외였던 프로그램은 '심야 괴담회'. 무서운 이야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내심 걱정했는데... 웬걸, 그의 활약은 다른 의미로 대단했다. 기담과 과학 분석의 수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며 뽐낸 존재감이란! 출연진 박나래로부터 얻은 '괴심 파괴자'란 별명이 썩 마음에 든다는 그는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문제, 이상한 현상에서 오는 공포감에 진심으로 공감하며 그 공포의 절박함을 같이 해결해보자는 취지로 이 책 《곽재식의 유령 잡는 화학자》를 완성했다. 은근히 재밌어서 자꾸만 책장을 넘기게 되는 오싹한 과학책, 귀신 잡으러 출발!
기이한 현상, 그 이면엔 과학적 원인이 있다!
사람의 기억은 생각보다 정확하지 못하다고 한다. 기억은 어설프게 알고 있거나 특이한 일을 겪고 혼란스러워할 때 뒤섞이고 잘못 남기 쉬운데, 악마에 홀린 경험이나 귀신을 만난 경험 역시 그에 속하는 경우도 많다. 뇌의 오작동으로 망상이 생길 경우, 괴담에서나 만날 듯한 그 이야기들이 현실이 되니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살아온 환경과 문화에 따라 귀신의 모습, 특히 저승사자의 모습이 가지각색이라는 건 흥미로운 논쟁거리다. 그런 모습들은 일종의 사회화로 학습된 이미지가 아닐까? 사람의 형상을 한 돌, 동물을 닮은 나무 등 생김새가 유난히 독특한 존재는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알고 보면 별 의미 없는 우연의 일치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런 식으로 우연한 모양에 불과한 것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현상을 '파레이돌리아'라고 한다. 시각, 청각, 후각이 너무도 예민한 인간이기에 자연이 빚어낸 다양한 결과물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며 잘 속아 넘어가는 것 같다. 이걸 똑똑하다고 해야 하나, 순진하다고 해야 하나... 좀 난감!

오싹한 이야기와 과학적 분석의 절묘한 조화!
1990년대 이후 미국에서는 '헌집 증후군'이라는 현상이 가끔 화제를 모았다고 한다. 낡고 오래된 집에 머무는 사람이 별다른 이유 없이 몸이 아프게 되는 현상이었는데... 그 집에 깃든 원혼의 못된 장난이었을까? 기담 전문가라면 당연히 그 원인으로 악령을 소환했겠지만, 과학자가 내놓은 해답은 곰팡이였다. 곰팡이? 오싹했던 분위기에 단숨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지만, 이 책은 참 묘하게 재밌고 흥미진진하다. 기담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여러 시대와 장소를 아우르며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과학적 분석을 원하는 독자에게는 그 기묘한 현상과 존재가 어떤 과정이 빚어낸 착각이자 오해인지 후련하게 답을 제공한다. 말 그대로 '괴심 파괴자'지만, 미워할 수 없는 곽재식 박사와 함께한 '다 된 괴담에 화학 뿌리는' 여행은 유쾌 상쾌 통쾌! 추억 속 괴담이 그립다면, 세계 곳곳 혹은 그 옛날에 있었던 다양한 기담이 궁금하다면, 셜록 홈스처럼 그 기담의 범인 혹은 정체를 속속들이 밝혀내고 싶다면 오싹한 과학책 《곽재식의 유령 잡는 화학자》를 추천합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