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정한 반복이 나를 살릴 거야
봉현 지음 / 미디어창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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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단정한 반복이 나를 살릴 거야

지은이: 봉현

펴낸 곳: 미디어창비

 

 

 

'프리랜서', 누군가에겐 선망의 직업일 수 있겠지만... 직접 해본 사람은 안다. 이게 얼마나 피눈물 나는 외줄타기 인생인지. 일이 밀려 바쁘면 좀비 상태까지 가고, 쉬고 싶다 노래를 부르다가 정작 쉬게 되면 일이 없어 불안한...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는 게 프리랜서의 삶이다. 직장인이 프리랜서를 가장 부러워하는 건 출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건데, 그건 퇴근 시간 역시 없다는 걸 간과한 섣부른 판단이다. 6살 꼬마를 키우며 12년 차 프리랜서로 살아온 나는 아주 가끔 (때론 자주) 직장인인 신랑과 충돌한다. '그래도 당신은 퇴근은 하잖아!' 이 한마디로 언쟁이 끝난 경우가 많으니... 프리랜서의 퇴근 없는 삶이 주는 고충을 조금 이해하시려나? 이런 프리랜서의 삶을 정말 사실적으로 담아낸 에세이를 발견했다. 봉현 작가의 《단정한 반복이 나를 살릴 거야》! 분야는 다르지만, 프리랜서라는 공통점으로 동지애를 넘어 전우애까지 느껴졌던 특별한 시간!

 

 

 

프리랜서의 삶, 이보다 더 사실적일 순 없다!

 

 

가끔 프리랜서의 삶을 정말 좋은 부분만 부각하여 예쁘게 담아내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누군가의 인간 승리이자 귀여운 사기극이다. 물론 좋은 점도 많지만 나쁜 점도 만만치 않게 많기에, 프리랜서를 꿈꾼다면 객관적인 시각으로 꼼꼼하게 따져보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후에 결정해야 한다. 9년 차 프리랜서라는 36살의 봉현 작가는 좋아하는 그림으로 처음 돈을 벌었던 순간부터 고생하며 경력을 쌓았던 과정, 그리고 현재의 삶에 이르기까지 (통장에 최고로 찍혔던 금액까지 공개하며) 솔직하게 담아낸다. 마감을 향해 좀비처럼 달리다가, 마침내 전송 버튼을 누르고 장렬히 전사하는 모습. 어쩌다 생긴 하루가 당황스럽지만 너무 행복해서 어떻게든 소중하게 보내고 싶은 설렘. 잘 챙겨 먹고 푹 자려고 노력하지만, 마감 앞에서는 번번이 양치기 소녀가 되어 버리는 삶. 어찌 보면 다람쥐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이지만, 좋아하기에 그 삶을 누릴 수 있는 진심. 어느 것 하나 과장되지 않은 진짜라 더 정이 가고, 깊이 공감했다.

 

 

 

 

 


 

 

 

 

매일의 반복이 가져다주는 단순한 기쁨에 관하여...

 

 

앞서 프리랜서의 삶에 관해 살짝 열을 올렸지만, 실은 나 역시 좋아서 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 불안정한 수입,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미래, 마감에 쫓기는 불안감 속에서도 똑같은 하루를 버텨내며 또 내일을 시작하는 건... 그 일이 좋아서, 그 진심 하나로 달리는 거니까. 사실, 그 마음 하나면 된다. 다만 프리랜서의 좋은 면에만 혹해서 성급하게 판단하거나 오해하지는 말자는 말씀. 프리랜서의 삶도 당연히 행복하고 즐겁다! 1리터의 물에 레몬 하나를 짜 넣고 꿀과 레몬향 티백을 넣어 내일을 준비하는 봉현 작가. 마음이 복잡한 날엔 청소를 하고 섬유유연제 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잠옷을 애정하며 행복한 2달을 위해 10달을 일하는 멋진 그녀. 그 단정한 반복이 주는 미세한 떨림이 큰 울림이 되어 마음에 와닿는 순간, 괜스레 코끝이 시큰해진다. 이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응원의 한 마디. 브라보 마이 라이프! 봉현 작가의 소중한 오늘과 행복한 내일을 응원합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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