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가라앉지 마 - 삶의 기억과 사라짐, 버팀에 대하여
나이젤 베인스 지음, 황유원 옮김 / 싱긋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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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엄마, 가라앉지 마

글과 그림: 나이젤 베인스 / 옮긴이: 황유원

펴낸 곳: 싱긋 (교유당)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을 꼽아보라면, 단연 엄마가 아닐까? 나이와 성별, 국적과 종교를 불문하고 엄마라는 존재는 하늘이 주신 가장 소중한 인연이자 고마운 사람이다. 그런 엄마와의 어떻게든 피할 수 없는 이별을 상상하면 눈시울이 붉어지고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에 가슴이 먹먹해지는데...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는 엄마를 보며, 가는 세월을 어떻게든 붙잡아 오래도록 내 곁에 계시도록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엄마와 딸의 끈끈한 관계. 그렇다면 엄마와 아들과의 관계는 어떤 모습일까? 편찮으신 엄마를 간병하며, 마지막 이별의 순간까지 찬찬히 담아낸 그래픽 내러티브 《엄마, 가라앉지 마》. 이 책엔 돌아가신 엄마를 그리는 아들이 담담하게 읊조리는 사모곡이 담겨 있다.

 

 

 

 

엄마가 아프자, 세상이 무너졌다.

 

 

가족을 보살피고 현관 계단을 늘 번쩍번쩍 광이 나게 닦곤 했던 엄마. 집안의 엔진이었던 엄마가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다. 반갑지 않은 불청객, 치매. 식탁 위에서 나날이 말라서 쪼그라드는 사과처럼, 깊은 바닷속으로 침몰하는 배처럼 엄마는 나날이 작고 쇠약해진다. 6개월간 연금을 수령하지 않아 처리하지 못한 밀린 세금 때문에 최종 고지서가 날아들고, 그 모든 일을 하나하나 처리하며 아들은 엄마의 상태와 무너져내리는 세상을 실감한다. 분명 눈물 나게 힘든 날이 많았을 텐데, 꽤 의젓하고 차분하게 엄마 곁을 지키는 아들의 모습이 참 인상 깊었다.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이런 침착함이 가능한 걸까? 같은 자식 된 마음으로, 오히려 엉엉 울지 않는 아들이 더 안쓰러워 보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슴 아픈 건 나날이 달라지는 엄마의 상태. 엄마가 아프자, 세상이 무너졌다.

 

 

 

 


 

 

 

 

부모님의 장례식날은 마치 우리 자신의 죽음처럼

계속 모른 체하게 되는 것이어서, 그날이 찾아오더라도 그것은

또 다른 나에게 찾아오는 것이다.

그것은 당장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엄청난 일이다.

 

《엄마, 가라앉지 마》 p165 중에서...

 

 

 

 

바라보고 있어도 그리운 엄마.

 

 

씻지 않겠다고 고집 피우며, 점점 꾀죄죄해지는 엄마의 모습을 바라보기란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니었을 거다. 변해가는 엄마를 곁에서 지켜보며 아들은 이 정도면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느낌은 절대 들지 않는다며 절망한다. 하지만 그 정도면 정말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늘 곁에 있지는 못했지만, 마지막 가시는 길까지 정성을 다해 배웅했으니 지난 시간에 대해 자책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부모님 살아 계실 때, 제대로 효도하는 자식이 과연 몇이나 될까? 여러 가지 이유로 엄마와 자주 충돌하는 이 못난 딸내미는 이 책을 읽으며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곁에 계실 때 최선을 다해서 챙겨드리고 사랑한다고 자주 말하자. 그래도 분명 후회가 남을 테니까.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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