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단지, 무음에 한하여
지은이: 오리가미 교야 / 옮김이: 김은모
펴낸 곳: 아르테
너무 완벽한 사람은 매력이 없는 법이다. 어딘가 의외의 빈틈이 있어야 인간미가 느껴진달까? 물론 직업 특성상 절대 빈틈이 있어서는 안 될 직업도 있지만, 이번에 의외의 반전 매력을 선보인 특별한 인물을 만났다. 영혼을 보는 탐정. 그런데 어딘가 2% 부족하다? 영혼이 서성이는 사건 관련 현장에서 잠을 청하면 죽은 이의 마지막 기억을 볼 수 있다는데, 만약 내게 그런 능력이 있다면...? 잘 사용하고 아니고를 떠나서 일단 두려움이 앞선다. 《기억술사》 시리즈, 《세계의 끝과 시작은》으로 사랑받는 작가 오리가미 교야가 《단지, 무음에 한하여》라는 신간으로 이 특별한 탐정을 소개한다. 뭔가 부족해서 자꾸만 챙겨주고 싶은, 묘하게 매력적인 탐정 아마노 하루치카를 만나보시라!
따스한 인간미를 풍기는 두 편의 이야기!
추리소설의 명탐정을 동경하며 탐정 사무소를 열었지만, 들어오는 사건이라고 거의 불륜 조사인 하루치카. 가족도 없이 외로워 보이는 그이지만, 이 사람 의외로 인복이 있다. 맞은편 빌딩 법률 사무소의 변호사 구치키는 친구처럼 하루치카를 살뜰하게 챙기며 다양한 사건 의뢰를 연결해준다. 첫 사건 <집행인의 손>에서는 오랜 투병 끝에 갑자기 사망한 아버지의 죽음을 조사해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사쿠라코는 공개된 유언장에서 상당한 재산을 차지한 조카 가에데를 의심하고 있다. 이제 고작 중학생인 가에데가 정말 재산이나 혹은 다른 이유로 할아버지를 살해했을까? 가에데의 결백을 믿고 싶었던 하루치카는 영혼이 기억하는 마지막 순간을 보고 혼란에 빠진다. 두 번째 사건 <실종자의 얼굴>에서는 2년 전에 실종된 남편의 죽음을 확인해달라는 아내가 등장한다. 흐릿한 영혼의 행적을 따라 사건은 곧 해결되는 듯 보이지만, 역시 추리소설엔 언제나 반전이 존재하는 법!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사건 전개와 뜻밖의 진심이 인상적이었던 이야기.

다음 만남을 기대하게 되는 이야기!
주인공인 탐정 하루치카, 사건을 연결해주는 조력자인 변호사 구치키, 첫 사건을 계기로 가까운 관계로 발전한 중학생 가에데. 이들이 형성하는 케미가 상당히 매력적이다. 무심한 척 부담스럽지 않게 늘 곁에서 도와주는 구치키. 마치 조수처럼 순간순간 기지를 발휘해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쥐여 주는 가에데. 이대로 끝내기는 뭔가 아쉽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역시나 일본에서는 이미 속편이 출간되었다고 한다. 지난 3월 《여름에 기도를: 단지, 무음에 한하여》란 제목으로 선보인 속편에서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는데, 이거 어째 계절 시리즈로 가는 분위기인가? 한 번의 만남으로 보내기 아쉬웠던 그들과의 다음을 기약할 수 있어 흐뭇했던 추리소설! 이 책과 함께 2% 부족한 탐정의 매력에 빠져보시길!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