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선택의 재검토 - 최상을 꿈꾸던 일은 어떻게 최악이 되었는가
말콤 글래드웰 지음, 이영래 옮김 / 김영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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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떤 선택의 재검토

글쓴이: 말콤 글래드웰 / 옮긴이: 이영래

펴낸 곳: 김영사

 

 

 

《티핑 포인트》, 《아웃라이어》, 《타인의 해석》으로 국내에서도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작가 말콤 글래드웰. 그의 신작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반가움도 잠시, 책 소개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 이거... 역사책 아닌가? 무려 '역사 논픽션'이라니! 말콤은 자신이 계속해서 집착하는 대상에 이끌리고 있다는 걸 깨달았고 그것을 좋아한다고 전한다. 집착은 때로 길을 잃게 만들고 큰 그림을 보지 못하게 하지만 집착 없이는 진보도, 혁신도, 즐거움도, 아름다움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그의 아름다운 집착이 이번엔 안타까운 전쟁사의 한 단락에 주목한다. 이 책은 역사상 유례없이 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발생시킨 '도쿄 대공습'의 시작과 끝을 다룬 이야기지만, 더 나아가서는 꿈이 어떻게 빗나간 길을 가게 되는지 그 사례를 연구하고, 우리 의도의 혼란에 관해 깊이 있게 다룬다.

 

 

 

빠른 종전을 위한 민간이 대량 학살,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지상에서의 육탄전과 참호로 대피하는 식의 전쟁이 계속되며, 참전국들은 더 효율적인 공격을 위해 탱크와 비행기로 눈을 돌렸다. 네덜란드 출신의 발명가 칼 노든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사용한 '노든 폭격 조준기' 발명하며 전쟁의 판도를 바꿨다. 폭격기 혹은 공군력만으로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믿었던 폭격 전문가들은 빠른 시일 내에 종전을 이뤄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해럴드 조지, 도널드 윌슨, 아이라 에이커 등을 주축으로 한 '폭격기 마피아'들은 적 보급망의 중요한 '초크 포인트'를 겨냥한 정밀폭격으로 완전한 승리를 거두고자 했다. 이야기는 곧 미국과 일본의 전쟁 막바지로 흘러간다. 이 시점에서 주목할 두 사람이 바로, 헤이우드 핸셀과 커티스 르메이다. 남부 명문 군인 가문 출신으로 고고도 정밀폭격을 고수했던 헤이우드 핸셀은 민간인 지역에 네이팜탄 투하를 거부하다 경질되었다. 그 뒤를 이어 사령관이 된 커티스 르메이는 핸셀과는 정반대의 전술을 택하여 도쿄 대공습에서 무자비한 폭격을 퍼부어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전쟁사에서 희대의 영웅으로 회자되는 커티스 르메이. 과연 그의 선택은 옳은 것이었을까? 정밀 타격과 지역 타격, 둘 중 무엇이 더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선택이며, 어떤 선택이 전쟁을 효과적으로 끝낼 수 있을지가 당시엔 가장 큰 화두였다. 이 책은 도교 대공습, 그 시작부터 끝까지 매 순간 이뤄진 수많은 선택에 주목하며 더불어 그 결정에 관해 집요하게 파고든다.

 

 

 

 

 


 

 

 

 

과연 이들의 선택에 정답이 있었을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핸셀의 정밀폭격이 윤리적으로 옳은 정답이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더 많은 인명 피해를 줄이고자 빠르게 전쟁을 끝내려 했던 르메이의 결정을 결코 비난할 수가 없다.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하는 전쟁에서 아무리 강한 무기를 써도 생각만큼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았고, 장기전으로 돌입하며 무차별 폭격과 그에 따른 더 큰 희생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한쪽 편에 서서 옳다고 지지하며 다른 쪽을 비난했다면 과연 이 책이 읽을 가치가 있었을까? 말콤 글래드웰은 절대 단정적인 정답을 내어주지 않는다. 그저 순간의 선택과 결과를 조명하며 끊임없이 질문을 유도하고 잠시도 생각의 끈을 놓지 않게 할 뿐. 단숨에 우크라이나를 끝내버릴 수 있다고 장담하며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 하지만 모두 알다시피 그 전쟁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나라면, 당신이라면 우리는 그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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