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작지만 큰 뇌과학 만화
지은이: 장이브 뒤우 / 옮긴이: 최보민
펴낸 곳: 김영사
성적이 판단의 기준이었던 학창 시절,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던 친구를 보며 저 아이의 뇌 구조는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했었다. 분명 뇌가 더 크고 주름도 많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아인슈타인의 뇌가 일반인보다 작은 편이었다는 걸 보면, 뇌 크기는 지능과 상관이 없는 듯하지만... 남들보다 뛰어난 사람의 뇌는 뭔가 달라도 다를 거란 막연한 확신이 있었다. 날 때부터 그럴 수도 있고, 후천적 노력을 통해 더 발전할 수 있을 거란, 어쩌면 너무 당연한 사실. 어쨌든 뇌는 정말 신비로운 존재다. 통증을 느끼는 감각은 없지만, 신체의 모든 부위와 능력을 관장하는 우리 몸의 사령탑. 오늘은 재밌는 뇌과학 그래픽노블 덕분에 뇌와 조금 친해질 기회를 얻었다. 장이브 뒤우의 《작지만 큰 뇌과학 만화》. 뇌에 관련된 다양한 주제와 흥미로운 사건이 가득한 책이라, 책장을 멈출 수가 없다.
말랑말랑한 연분홍빛 젤리 같은 뇌, 그 신비로운 세계로!
뇌를 만져본 의사들은 하나같이, 살면서 절대 느껴본 적 없는 촉감이었다고 말한다. 평균 1.36kg인 인간의 뇌는 몸무게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미미하지만, 매일 약 2,000리터의 혈류와 60리터의 공기가 필요한 대식가다. 전체 에너지의 20%를 소비하는 기관이니, 우리가 머리를 쓰면 배가 고파지는 현상은 엄살이 아닌 진짜다. (혹시 엄마한테, 넌 공부만 하면 배고프냐고 혼났던 분들은 어서 이 사실을 당당하게 알려드리자!) 모든 생물에게 뇌가 있는 건 아니다. 전후축, 즉 앞에는 머리, 뒤에는 꼬리가 있는 생물만 뇌를 가진다. 기억은 뇌에 전체적으로 퍼져 있긴 하지만, 정보 저장의 핵심 역할은 해마가 한다. 런던 택시기사들의 해마는 평균보다 크다는 걸 보면, 기억하고 외우는 훈련을 반복하면 해마가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보고 느끼는 모든 것은 전선, 즉 시냅스와 신경세포를 통해 전달된다고 한다. 시냅스의 수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뇌는 1초에 1경 번 작업한다. 문득 이런 뇌를 잘 활용하지 못한다면, 그 힘든 경쟁을 뚫고 세상의 빛을 본 의미가 없지 않나 싶었다. 열심히 공부하며 뇌를 더 활용해야겠다는 의지가 샘솟았다. 공부, 공부!

뇌에 관한 끝나지 않는 이야기!
'역사 속 유명한 뇌'편에서는 쇠막대가 두개골과 뇌를 관통했지만 살아남은 피니어스 게이지, 그리고 부검을 맡았던 병리학자 토머스 하비에 의해 뇌를 도둑맞은 아인슈타인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얼굴에 화약이 폭발하며 뇌를 관통한 쇠막대로 인해 전두엽 일부를 소실한 게이지는 건강은 회복했지만 성격이 변덕스럽게 바뀌어 편치 못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유족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아인슈타인의 뇌를 적출한 하비는, 그 뇌를 작게 조각내어 연구자들에게 나눠주었다. 보통 사람과 확실히 다른 아인슈타인의 뇌는 지금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고 한다. 신체에서 중요하지 않은 부위가 있을까마는, 정말 다쳐서는 안 될 소중한 장기인 뇌. 그 뇌에서 펼쳐지는 우주처럼 무한한 세계에 감탄하며, 나의 뇌에 관해 좀 더 이해하고 가까워진 시간이었다. 그나저나, 요즘 내 뇌는 좀 심심하고 무료하다는데... 뭘 해주면 좋아하려나? 이 또한 문제로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