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사랑을 말하지 않는다 - 밤하늘과 함께하는 과학적이고 감성적인 넋 놓기
김동훈 지음 / 어바웃어북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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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별은 사랑을 말하지 않는다

지은이: 김동훈

펴낸 곳: 어바웃어북

 

 

 

어린 시절, 부모님과 홍천강에서 캠핑을 했다. 바닥까지 훤히 보일 정도로 맑은 물과 강을 따라 펼쳐진 절경도 아름다웠지만, 지금도 잊지 못하는 추억의 장면은 밤하늘에 쏟아질 듯 가득했던 별. 오랜 세월이 흘러도 그 순간이 여전히 생생하게 눈 앞에 펼쳐지는 걸 보면, 그날의 밤하늘이 정말 아름답긴 했나 보다. 아무리 팔을 뻗어도 닿을 리 없건만, 예쁘게 반짝이는 별을 손에 쥐고 싶어 허공에 몇 번이고 조심스레 팔을 뻗었던 일곱 살의 나. 오래도록, 정말 오래도록 그 밤하늘을 눈에 담고 싶어서 한참을 그렇게 바라보다가 그만 스르르 잠이 들었다. 아침이 밝아 환한 세상에서 눈을 떴을 때의 그 허탈함과 알 수 없는 배신감이란... 안타깝게도, 그 후로는 다시는 그날처럼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보지 못했다. 감성 가득한 우주 이야기 《별은 사랑을 말하지 않는다》는 소중한 그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어디서도 쉽게 만날 수 없었던 경이로운 순간을 담아낸 사진과 함께 하늘을 수 놓은 별처럼 아름다운 문장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우주 이야기가 이토록 큰 감동을 주다니!

 

 

 

 


 

 

 

 

광활한 우주에서 펼쳐지는 장엄한 순간 속에서 인생을 읽다.

 

 

이 책의 지은이 김동훈 씨는 등산이라면 질색이지만, 별을 보기 위해서라면 고산병까지 감수하며 산에 오르는 천생 별 덕후다. 진짜 좋아서 하는 일은 아무도 막을 수 없는 법! 그의 진심 덕분에 이토록 아름다운 우주의 수많은 순간을 감상할 수 있어 더없이 감사한 마음이다. 우주에 관한 영상을 볼 때면, 어디서도 느껴본 적 없는 광활함에 압도되어 경탄하다가 금세 우주의 티끌과도 같은 인간의 소박한 존재를 깨닫고 움츠러들곤 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수없이 펼쳐지는 우주의 장엄한 순간 속에서 인생을 읽는다. 불멸의 밤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처럼, 이 경이로운 순간을 영원히 즐기고 싶은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질량이 커서 다른 별보다 더 빛나는 큰 별일수록 수명이 짧아 그 빛을 결국 오래가지 않는다고 한다. 짧고 굵은 혹은 얇고 긴 대부분의 인생과 어쩜 그렇게 닮았는지. 지구와 달이 함께 찍힌 귀한 사진을 보며 이 광활한 우주에서 우리의 유일한 이웃은 달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인류의 고독이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지만, 역시 외로운 달이 있기에 큰 위로가 된다.

 

 

 

 


 

 

 

 

지금까지 만난 우주 이야기 중, 단연 최고!

 

 

그 옛날, 신라인은 첨성대에 올라 하염없이 밤하늘을 바라보며 기록을 이어갔을까?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관찰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어떤 마음으로 매일 창 앞에 섰을까? 어린 시절, 홍천강에서 만났던 그 별들은 소멸하지 않고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반짝이고 있을지. 여러 생각과 추억이 꼬리를 물고 우주 정거장처럼 이어져서 대학 시절, 리포트로 제출하기 위해 별 사진을 찍으러 갔던 순간까지 떠올랐다. '별멍'이란 이런 것인가! 소용돌이처럼 몰아친 추억들이 잔잔하게 잦아들고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밤하늘 혹은 이 책에 담긴 사진을 바라보며 근심 걱정 없이 편안해지는 자신을 느낄 수 있다. 왼쪽엔 글, 오른쪽엔 사진. 때론 양쪽을 가득 채운 특별한 사진은 우주에 관해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내가 재밌게 읽고 감동하기에 더없이 좋았고, 지금까지 만난 우주 이야기 중 단연 으뜸이었다. 이 책만이 지닌 따스하고 신비로운 오라가 내 인생 곳곳에서 오래도록 영롱하게 빛나기를!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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