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을 까는 여자들 - 환멸나는 세상을 뒤집을 ‘이대녀’들의 목소리
신민주.노서영.로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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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판을 까는 여자들

지은이: 신민주, 노서영, 로라

펴낸 곳: 한겨레출판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20대 대선이 며칠 전에 마무리되었다.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웃고, 또 누군가는 될 대로 되란 심정으로 관망하는 우리나라의 다음 5년은 어떻게 될까?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초로 고등학교 3학년들도 투표권을 가졌던 이번 대선은 정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것 같다. '애들이 정치에 대해 뭘 아냐고' 타박하면서도 일부 정당들은 앞다투어 고등학생을 얼굴로 내세웠고, 더불어 각 연령층의 민심을 잡느라 부단히 애썼던 상황. 20대 청년층의 표가 어디로 갈지 관건이라는 전망 속에서도, 정치 좀 안다는 '이대녀'들에 대한 차별과 무시는 좀처럼 뿌리 뽑을 수 없는 고질병인가 싶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대녀'는 타짜의 정 마담이 떠오르는 '이대 나온 여자'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이대녀'는 20대 여성을 뜻한다. 자, 이제 센스 있는 당신은 눈치챘을 거다. 그렇다면 '이대남'은? 딩동댕! 20대 남성을 뜻하는 신조어다.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판을 까는 여자들》

 

 

정치에 관해 진심인 여자 셋이 모여, 거침없이 마음속에 쌓인 이야기를 펼쳐낸다. 이들의 정체성을 굳이 분류한다면 '페미니스트'다. 안타깝게도, 페미니즘의 진짜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보다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이 더 많은 현실이라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마다 잘못한 것도 없이 조심스럽다. '페미니스트의 주장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성별에 따른 차별이 명백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함께 차별을 줄여나가자는 것이다. - p66' 그 마음을 나야 너무 잘 알지만,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들 일부 과격 주의자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참 편치 않다. 제발 감정을 소모하는 격한 싸움은 자제하다. 성별을 떠나, 우리 모두 귀하고 소중한 존재다. 이 책엔 정치에 대해 뭘 아냐고 무시당한 경험, 선거 운동 당시 'N번방 사건 조사'를 강력히 주장하다가 상대 후보에게 성희롱을 당한 사건, 시도 때도 없이 들이미는 '여자도 군대 가라'는 보복성 요구, 소시지를 쥔 특정 손 모양을 저격당해 누군가의 밥줄이 끊긴 상황 등, 우리 삶 곳곳에 도사리는 불편한 진실들이 가득 담겨 있다. 이 '불편함'은 상당히 중의적인 감정이 아닐까? 진실이라 불편하고, 쉽사리 바꿀 수 없어 불편한...

 

 

 

 


 

 

 

정치,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는 첫걸음

 

 

나의 소중한 한 표를 누구에게 줄지는 참 중요한 문제다. 누굴 뽑아도 답이 없는 상황도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찍거나 투표권을 포기하는 건 있어서는 안 될 일. 이 책 《판을 까는 여자들》에서 목소리를 높인 세 명의 '이대녀'는 생각과 소신이 뚜렷하다. 그러다 보니 주장을 펼칠 땐 다소 과격해지기도 한다. 흑과 백으로 가를 수 없는 게 인생이라지만, 이토록 씩씩하게 자기 생각을 말하고 선명하게 빛을 발하는 그들을 모습에서 젊은 기백이 느껴진다. 이것 역시 90년대생, MZ 세대 특유의 패기일까? (정작 그들은 아무도 자신을 MZ 세대라고 명명하지 않는다고 한다. 알파벳 계보를 이어가고 싶은 어른들의 욕심이라나...) 누구도 차별받거나 소외되는 상황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는 나로서는 이대녀들의 목소리가 정치, 사회 문제에 더 관심을 갖게 해준 계기가 됐다. 정치, 사회, 성 평등 문제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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