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욕심이 생겼어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고향옥 옮김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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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살짝 욕심이 생겼어

지은이: 요시타케 신스케 / 옮긴이: 고향옥

펴낸 곳: 김영사

 

 

 

《이게 정말 나일까?》 등의 '이게 정말' 시리즈와 《있으려나 서점》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외국 베스트셀러 작가 요시타케 신스케가 신작을 내놓았다. 늘 독특하고 기상천외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작가라서 이번엔 또 어떤 엉뚱한 이야기를 펼칠까 기대했는데 역시나!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살짝 욕심을 내는 순간이 있기 마련. '어? 할 수 있을 거 같은데?'라고 생각할 때, 얼굴에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미묘한 표정이 떠오른다. 근데, 아니 글쎄 그 표정을 포착하고 싶다나? 그 찰나의 순간을 사진으로 담으면 재밌을 것 같다는데, 어떻게 담을지가 고민이라 맥락 없이 떠오르는 걸 수시로 스케치하고 있다는 작가. 신작 《살짝 욕심이 생겼어》에서는 그 욕심을 주제로 짧지만 여운이 감도는 굵직한 한 방을 날린다. 근데... 어라? 읽다 보면 어느새 욕심 이야기는 쏙 들어가고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로 흘러가는 이 느낌은 뭐지? 이런! 속았다!

 

 

 

 


 

 

 

알면서도 무심코 지나쳤던 '싶은 마음', 같이 관찰해보시렵니까?

 

 

역시 만화는 아무나 그리는 게 아닌 것인가! 책장을 넘길수록, 돋보기를 들고 작가의 머릿속에 들어가보고 싶은 충동이 끌어오른다. '뭔가 달라, 정말 달라...' 누워서 뒹굴뒹굴하며 책을 붙들고 혼자 중얼거리다 갑자기 킥킥 웃기를 반복. 누가 봤으면 아마 나사 하나 풀린 여자인 줄 알았을 거다. 근데 이게 또, 괴상하다 싶다가도 참 맞는 이야기가 많다. 멀고 먼 옛날 아리스토텔레스는 욕탕에서 유레카를 외쳤지만, 작가는 라면 가게 곰솥에 담긴 육수를 보고 유레카를 외친다. 표면에 떠 있는 온갖 것들을 옆으로 살살 치운 다음에 국물은 푸는 모습. 작품 활동도 이와 같다. 본래 말하고 싶었던 것, 전하고 싶은 것, 재밌다고 생각하는 걸 표현하려면 불필요한 것을 치워야 한다. '그것들을 꼼꼼히 치우고, 맛보여주고 싶은 정수만 퍼 올리는 작업이 가장 어렵고도 중요하지 않을까?' 라면 가게에서 이런 심오한 깨달음을 얻은 작가를 보며, '자네, 제법인데?'라고 어깨를 툭툭 쳐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만나본 적 없는 사람에게 느껴지는 이 극한의 친밀감은 무엇? 이게 바로 요시타케 신스케가 가진 매력이 아닐까 싶다. 어떤 선입견도 없이 편안하게 마음의 빗장을 풀어주는 천생 이야기꾼. 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늘 새롭고 신선해서... 너무... 유!쾌!상!쾌!통!쾌!

 

 

 

 


 

 

 

 

"생각해보자!"라는 말은

"방귀를 뀌어보자!"라는 말과 비슷하다.

생각은 남에게 강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이 하고 싶을 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외국베스트셀러 에세이추천 《살짝 욕심이 생겼어》 p118 중에서...

 

 

 

다시 말하지만, 이 작가 정말 독특하다. 독특해!

 

 

중립적인 입장에 있는 누군가가 서로의 고마움을 일깨워준다면, 세상일이 훨씬 수월하지 않을까 싶다는 작가. 그럼 그 고마움 알리미 담당자의 보수는 누가 지불할까? 그건 자기도 모른단다. 풉. 아내에게 콕 찍어 지적하고 싶은 점이 있지만, 후환이 두려우니 우주인이 대신 말해줬으면 좋겠다니... (내 남편이었으면 가만두지 않았을 거다.) 모든 사이트 첫 화면에 이런 인증창이 뜨면 어떨까? '당신은 착한 사람입니까?' 그럼 악성 댓글은 없어질 거라는 순진무구한 상상력에 슬그머니 작가의 편을 들어주고 싶다. 어쩜 이리 아이처럼 마음의 때가 없을까? 하지만 지나친 감동은 근물! 마음이 촉촉 훈훈해지려는 찰나면 여지없이 개그감 충만한 훅이 날아든다. '생각은 곧 방귀'라고 진지하게 말하는데, 친한 친구면 이걸 때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을 듯. 에세이라며 스케치를 넣기 난감해하는 출판사를 설득하여 각 장 끝에 무작위로 스케치만 나열한 페이지는 신의 한 수였다. 귀여운 그림 위에 쓰여 있는 엉뚱한 한 마디란...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배꼽 빠지게 미친 듯이 재밌는 건 아닌데... 상당히 재밌다. 직접 읽어 봐야만 알 수 있는 4차원의 진지함. 진지해서 더 웃긴... 아, 제발 꼭 읽어 보세요!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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