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구하러 온 초보인간 - 낯선 세계를 건너는 초보자 응원 에세이
강이슬 지음 / 김영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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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래를 구하러 온 초보인간

지은이: 강이슬

펴낸 곳: 김영사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처음'을 맞이할까? 희대의 전염병과 끝을 알 수 없는 사투를 벌이는 요즘, 그저 무료하다고 여겼던 일상이 눈물 나게 그립다. 인생은 나이에 따라 체감 속도가 다르다고 한다. 차곡차곡 나이를 먹을수록 세월은 반비례로 빠르게 흘러가는데, 한 뇌과학자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새로운 자극이 줄어들면 인생은 무료해지고 덩달아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고. 결국 물리적인 시간은 변함없이 그대로 흘러가는데, 우리가 체감하는 세월만 가속도를 붙여 날아가는 셈. 그렇다면 우리의 정신 건강을 위해 그 세월의 발목을 붙잡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다시 첫 문장으로 돌아가, 우리의 인생에 얼마나 많은 '처음'이 존재하는지 생각해 보자.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면, 누군가의 '처음'을 살짝 훔쳐보는 것도 좋겠다. 그런 순간 추천하고 싶은 에세이 《미래를 구하러 온 초보인간》! 방송작가인 강이슬 작가의 좌충우돌 초보인간 생존기를 기대하시라!

 

 

 

운전면허 따기가 이토록 어려울 줄이야!

 

 

 

이 책은 어찌 보면 강이슬 작가의 운전면허 취득기라고 볼 수도 있겠다. 잊을만하면 돌아오는 운전면허 시험 이야기. 어째 얘기가 좀 길다 싶다가도, 땀 뻘뻘 흘리며 기능과 도로주행 시험에 응시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아 슬그머니 과거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20대 초반, 내 여름방학을 통째로 바쳐 따냈던 운전면허증. 안타깝게도 그 면허는 2번의 갱신을 거쳐 장롱 속에 고이 보관 중이다. 강이슬 작가는 운전, 수영, 비건, 환경친화적인 삶의 처음을 글로 담아냈다. 장롱면허에 맥주병인 나는 격한 친밀감에 휩싸여 그녀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더불어 그간 궁금했던 비건으로서의 삶 역시 간접 체험할 수 있었다. 까칠하고 뒤끝 있지만 더없이 솔직하고 내숭 없는 작가의 거친 입담에 깔깔거리며 낯선 세계에 첫발을 들여 고군분투하는 그녀의 모든 과정을 기합까지 넣어가며 응원하다 보니 어느새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랐다. 깊이 생각할 필요 없이 가볍고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이야기라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몇 시간 동안 수다를 떤 기분이랄까?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궁금함이랄지 후회보다는

'나랑은 맞지 않는 일이구나' 깨닫고 포기하는 쪽이

훨씬 명쾌하다는 걸 알았다.

《미래를 구하러 온 초보인간》 p106 중에서...

 

 

 

인생의 모든 '처음'을 응원하는 책!

 

 

예능 방송작가 특유의 재치와 말솜씨가 돋보이는 에세이였다. 이런 솔직한 에세이를 읽다 보면, 이 글을 읽은 작가의 지인과 가족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했던 순간이 있었는데, 작가는 그 궁금증을 여지없이 해소해 준다. 첫 책 《안 느끼한 산문집》에서 비밀스러운 성적 취향과 담배를 피운다는 내용을 솔직하게 싣고 부모님의 반응을 걱정했다는 그녀. 어머니와 아버지의 반응이 천차만별이라 (간이 콩알만 해졌을 작가님을 생각하면 죄송하지만) 흥미진진했다. 그래도 역시 끝까지 내 편은 가족밖에 없는 법. 글 곳곳에서 진하게 느껴지는 부모님의 사랑에 엄마아빠 품을 그리는 어린아이처럼 코끝이 시끈하기도. 이 책은 나이가 얼마나 들었든 늘 찾아올 인생의 '처음'에 응원과 힘을 불어넣어 주는 동지다. 아직도 수많은 '처음'이 남았다고 생각하니, 짜릿하지 않은가? 무료하고 심심한 일상이라며 한숨만 내쉬지 말고, 또 다른 처음을 찾아 돌진해 보자! 그럼, 인생이 분명 좀 더 재밌고 알차질 테니까.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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