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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니머스 : 경시청 손가락살인대책실
사이조 미쓰토시 지음, 김나랑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21년 12월
평점 :

제목: 어나니머스
지은이: 사이조 미쓰토시
옮긴이: 김나랑
펴낸 곳: 도서출판 양파
책을 영화나 드라마화하는 경우는 자주 봤지만, 그 반대인 경우는 상대적으로 드물다. 드라마가 얼마나 인기 있었으면 책으로도 출간했을까? 오늘 만난 특별한 책은 도서출판 양파의 『어나니머스』! 익명성을 무기로 인터넷에서 못되게 손을 놀리는 악인들을 찾아내 엄벌에 처하고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다소 통쾌한 수사팀 이야기다. 고독한 늑대처럼 등장하는 주인공 반조 와타루 역을 일본 대배우 카토리 싱고가 맡아 (5년 만에 민간 방송 출연이었다고!) 큰 화제를 모았다고 하는데, 안타깝게도 누군지 모르겠다. 그래도 우리나라 실력파 배우 심은경이 구라키 세나 역으로 특별 출연했다니 반가운 마음! 책을 읽어 보니 꽤 재밌어서 아마 드라마도 곧 찾아보게 될 듯하다.
총 8편으로 이어지는 연작 소설. 드라마도 8화였으려나? 스마트폰이나 PC를 이용해 상대방을 비방하고 인신공격하여 죽음으로 몰아넣는 이른바 '손가락 살인'을 전담하기 위해 새롭게 신설된 부서인 '손가락 살인 대책실'. 개성도 사연도 다양한 다섯 사람이 모여 여러 사건을 해결한다. 평범한 경찰 간부지만, 팀원들을 어르고 달래는 능력이 탁월한 책임자 고시가야, 과거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수사1과에서 좌천된 반조, 가십이란 가십은 모두 파악하고 있는 프로 정보 수집가 리리코, 교통 안전과에서 온 초보 수사관 사쿠라, 사이버 수사의 천재급 인재 시노미야. 여러 사건을 해결하며 따스한 휴머니즘과 불타오르는 정의감을 구현하여 감동을 주면서도 각자가 지닌 사연을 조금씩 드러내며 몰입도를 높이는 밀당의 고수들이다. 다소 씁쓸한 결말에 가슴이 시큰했지만 완성도 면에서는 괜찮았던!

이미 지나간 과거는 지울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들의 미래는 얼마든지 새로 그려나갈 수 있어요.
『어나니머스』 p104 중에서...
인터넷이 발달한 이래 사회적으로 늘 문제를 일으키는 여론몰이와 악플 테러에 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시간이었다. 뭐가 진짜 진실인지 당사자들만 알 수 있겠지만, 얼마 전 세상을 발칵 뒤집었던 K 배우 이슈도 그렇고... 소위 ~라 카더라 통신에 당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니 어찌나 씁쓸한지. 생각 없이 내뱉는 말이 한 사람을 죽음으로 내본다는 끔찍한 사실, 털어서 구린 구석 하나 없는 사람은 없다는 점, 부모의 잘못된 양육이 자식을 괴물로 키우게 된다는 것, 오해기 때론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불러일으킨다는 안타까운 현실 등 사건을 해결하는 통쾌함과 더불어 진한 여운과 생각해볼 거리를 제시한 작품이었다. 그들과의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아쉽게 마지막 장을 덮었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