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당신이 혹하는 사이
글쓴이: SBS 당신이 혹하는 사이 제작팀
펴낸 곳: 책들의정원
■■■ 오늘의 책을 소개하기에 앞서 잠깐 퀴즈!
1. 나는 MBC 장수 프로그램 '서프라이즈'를 종종 즐겨본다.
2. '그것이 알고 싶다'의 팬으로 '그런데 말입니다~'라는 유행어를 가끔 따라 해보곤 한다.
3.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당신이 혹하는 사이'를 시청한 적이 있다.
4. 나는 UFO와 음모론을 믿고 흥미를 느낀다!
이 퀴즈에서 두 개라도 Yes를 외친 분이라며, 이 책을 절대 놓치지 마시길! 시즌 2를 성황리에 종영하고 곧 시즌 3를 준비 중인 『당신이 혹하는 사이』가 책으로 출간됐습니다. 자, 모두 소리 질러!! 뿜뿜뿜!!

13가지 혹하는 이야기!
TV 시리즈 '당신이 혹하는 사이'에서 다뤘던 다양한 혹하는 이야기가 담긴 이 책! 미스터리와 음모론을 좋아하는지라 이미 잘 알고 있는 이야기도 있고, 처음 듣는 이야기도 있다. 아는 얘기면 아는 얘기라 더 집중하게 되고, 몰랐던 얘기면 새로워서 더 파고들게 되는 흥미진진한 책. 궁금해서 잠깐 펼쳤다가, 그 자리에서 끝까지 읽었다면 얼마나 재밌는지 좀 설명이 될까? 코로나19를 이용한 빌 게이츠 인류 지배설, 백신이 우리 몸에 짐승의 표 666을 새긴다는 설, 하루아침에 증발해버린 톱스타, 정화조 속에서 불명예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남자, 어느 형사의 미심쩍은 죽음과 버닝썬, <인체의 신비전>에서 임산부 시신으로 발견된 중국 인기 아나운서, 김정남 암살사건의 몰랐던 그 후 이야기, 미국이 금지한 장소 51구역, 대학로 공사 현장에서 발견된 유골 더미, 지상 낙원을 가장한 생지옥 존스타운, 누군가 내 장기를 노린다? 귀신 헬리콥터! 더는 음모론이 아닌 진실로 밝혀진 CIA 세뇌 프로젝트, 고속도로 위에서 감쪽같이 사라져 행방불명된 중년 여인. 그나마 사실로 밝혀진 이야기들은 한탄하며 안타까워하지만, 아직 미해결 사건으로 남은 수많은 이야기가 '어쩌면, 혹시나...'라는 물음표와 함께 추측에 추측의 꼬리를 물게 한다. 멈출 수 없이 질주하는 진실을 향한 욕망과 이성적, 감성적 대립. 우와... 이건 정말 더없이 흥미롭다.

스튜디오 녹화 당시, 죽은 청년의 어머니를 만나는 장면이 나오자 모든 출연자는 말을 잃었다. 그전까지 청년의 기묘한 죽음에 대해 이런저런 추리를 이어갔던 그들이었지만, 그의 어머니는 본 순간 알게 된 것이다. 한 사람의 죽음을 한낱 흥밋거리로 소비하기에는 남은 자들의 고통이 너무 크다는 것을. 어머니는 그 사건을 잊을 수는 없지만, 진실을 알고 싶은 마음도 더는 남아 있지 않다고 했다. 인터뷰 내내 주름진 얼굴에는 체념의 낯빛이 서려 있었다. 죽은 자는 말이 없고, 3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에 와서 진실을 파헤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소문이라는 보이지 않는 폭력은 이미 한 남자의 명예와 가족의 일상을 무너뜨렸다. 1989년 그날 파괴된 것들은 비단 정화조뿐만은 아닐 것이다.
『당신이 혹하는 이야기』, 기묘한 자세로 죽은 남자 p119~120중에서...
흥미로운 음모론에 빠져 탐정 놀이를 하던 나는 피해자의 유가족이 겪는 고통을 마주하며, 고개를 떨궜다. 다들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데 집중하느라, 남은 사람의 고통을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자칫 가십을 쫓는 삼류 프로로 전락하기 쉬운 이런 장르가 <당신이 혹하는 사이>에서만큼은 더없이 특별했던 이유가 바로 이거다. 이성과 감성을 떠나 마음 깊은 곳에서 끓어 올린 진심과 인간미. 사라진 톱스타 윤영실 씨를 향해 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대체 어디로 사라졌을까?'라는 의문의 답을 찾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 이 방송을 어디선가 보고 있을 그녀에게 꼭 말해주고 싶은 한마디. '아직 당신을 잊지 않았습니다'. 끝내 이름을 찾지 못하고 화장하기로 한 대학로 28구의 시신을 향해 이들을 머리를 숙인다. 야만의 시대가 반복되는 걸 막기 위해, 우리는 끝까지 알아내고 기록하고 기억해야 한다고. 지난 시간을 올바르게 기억하고 되새기는 일이 우리가 나아갈 미래의 주춧돌이 되어 줄 거라고... 더없이 고조됐던 이야기에 큰 울림을 주며 마무리하는 작가님들... 아니, 이게 뭐라고 이렇게 코끝이 찡한지. 미스터리적 요소가 가득한 음모론에 심취하는 한편, 인간미가 물씬 느껴지는 따스한 문장이 가슴을 촉촉이 적신 멋진 책이었다. 『당신이 혹하는 사이』, 혹하신다면 부디, 얼른, 꼭 이 책을 만나보시길!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