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 늙은, 내일보다 젊은 - 우리 삶을 의미 있게 하는 것들에 대하여
이창복 지음 / 김영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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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제보다 늙은, 내일보다 젊은

지은이: 이창복

펴낸 곳: 김영사

 

 

 

이제 1장 남은 올해 달력을 보며, 시위를 당긴 화살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스쳐 가는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 불혹의 나이 40세에 들어서면 중년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노인은? WHO의 정의에 따르면 65세가 넘는 순간부터 노인이라 총칭한다는데... 100세 시대를 말하는 요즘, 인생의 35년을 남긴 시점에 노인으로 분류된다고 생각하니 헛헛한 쓸쓸함을 감출 길이 없다. 아직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은퇴 후의 삶이 어쩌면 순식간에 도래할 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앞서다가도, 드디어 일에서 해방되는 순간이 아닐까 싶어 슬그머니 기대해 보기도 하지만... 역시 늙는다는 건 좀 서럽다. 파란만장한 인생의 기승전결에서 결말에 도달한 우리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그 궁금증에 관한 해답을 이 책 『어제보다 늙은, 내일보다 젊은』에서 찾아보았다.

 

 

 

한국외대 독일어과 교수로 재직하다 2003년 정년퇴임 후, 열 권의 책을 내겠다는 제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달려온 이창복 교수님. 지극히 인간적인 그분의 일상엔 살면서 느끼는 온갖 희로애락과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다만, 인생의 모든 소용돌이를 좀 더 차분하고 담대하게 상대하는 느낌이랄까? 은퇴 후, 두 번째 삶을 멋지고 즐겁게 사는 데 재력보다 더 중요한 건 자신에게 흥미롭고 가치 있는 일을 꾸준히 하며 만년의 하루를 의미 있게 보내려는 일관된 의지와 노력이라고 한다. 후회 없이 시간을 지배하는 삶은 오롯이 자신에게 달렸다. 쉬는 자는 녹슨다. 삶에 진짜 은퇴란 없고, 늘 새로운 시작만 있어야 한다. 은퇴란 인생의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니 절대 주저앉지 말고 주어진 삶을 기꺼이 즐겨보자. 한 번쯤 생각해 보았던 노년의 삶이 잘 정리된 포트폴리오처럼 눈 앞에 펼쳐지니 괜스레 코끝이 시큰했다.

 

 

 

 


 

 

 

노인이 되면 이것저것 애써 버리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잃어가는 게 자연인데,

늙어가는 사람은 텅 비어가는 삶에 대한 아쉬움이나 공허함 때문일까,

아니면 밀려오는 고독 때문일까, 빈자리를 욕심으로 채워서 쓸데없이 많은 짐을 살고 있다.

『어제보다 늙은, 내일보다 젊은』 p86 중에서...

 

 

 

중년을 앞둔 나는 요즘 도무지 마음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했다. 일을 관두고 싶지만, 경제적으로 자유롭지 않기에 그만둘 수 없고... 무언가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을까 겁이 나기도 했다. 정말 하고 싶은 새로운 일을 찾거나, 지금 하는 일에 정을 붙여 몇 년이라도 더 참아야 하는 상황. 이창복 교수님의 우리 삶을 의미 있게 하는 것들에 관한 말씀에 귀 기울이다 보니... 아무리 고통스럽고 힘들어도, 지나면 다 추억이고 언제나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아름답고 찬란했노라 되뇄던 과거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포근한 할아버지 품에서 투정 부리듯, 감사한 은사님 앞에서 못나게 눈물 찔끔하며 어리광부리듯... 그렇게 위로받고 마음을 토닥토닥 어루만진 시간이었다. 열심히 산 오늘이 모여 내일의 내가 되듯이, 20, 30년 후의 나에게 미안하지 않도록, 그리고 이번 생은 참 신명 나게 한바탕 놀고 떠난다며 멋지게 웃을 수 있도록 그렇게 내 삶을 살아가자.

 

 

김영사 서포터즈로 도서를 지원받아

깊이 생각하며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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