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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었습니다 - 비울수록 애틋한 미니멀 부부 라이프
에린남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11월
평점 :

제목: 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었습니다
글과 그림: 에린남
펴낸 곳: 아르테
워낙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고 아기자기한 물건을 좋아하는 내게 미니멀리즘은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먼 이상향 같은 존재다. 마음먹고 열심히 비워내고 줄여도 금세 쌓이는 물건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가, 다시 시작하기를 무한 반복. 결과는? 물건이 물건을 낳는 게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우리 집은 여전히 그대로다. 특히 서재의 상태가 심각한데, 책이 주인의 허락도 없이 번식하는(?) 기현상을 체험하며, 책의 생식 능력 유무를 의심했던 웃픈 현실. 그래도 미니멀 라이프를 향한 나의 애정과 소망은 오늘도 사그라지지 않는다. 자꾸 접하고 자극받아야 성공하는 법! 오늘은 조금 특별한 미니멀 라이프 이야기를 만났다. '둘이어서 다행인, 둘이라서 더 애틋한 유튜버 에린남 부부의 일상 미니멀리즘'을 엿볼 수 있는 『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었습니다』. 부부가 함께하는 미니멀 라이프로 출발!
결혼하여 가정을 꾸린 작가에게 집안일은 혼란의 시작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까 했지만, 어느 것 하나 익숙해지지 않아 괴로웠던 상황. 종종 결혼 생활이 힘들다고 느끼던 중, 3년 차가 되던 해 집 안을 가득 채우고 있던 물건을 줄이기 시작했다. 물건을 줄이자 집안일이 수월해졌고 실제로 집안일의 양도 기대 이상으로 줄었다고 한다. 이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가. 차근차근 함께 물건을 줄여가며 자신만의 미니멀 라이프를 구축한 이 부부는 이젠 물건을 하나 사더라고 오래도록 잘 쓸 수 있는 내 것을 찾으려 신경 쓴다. 10kg을 구매했다가 곰팡이가 피어 아깝게 버린 고구마를 떠올리며 이젠 5kg을 구매하고, 아껴 쓰고 나누어 쓰며 물건이 가진 귀한 가치와 수명을 존중한다. 미니멀 라이프와 더불어 프러포즈 받고 싶다는 남편을 위해 이벤트를 준비했던 아내, 반려 강아지 구르미를 만나게 된 사연, 호주에서의 생활 등 소소하지만 행복한 일상의 순간들이 여유롭게 펼쳐진다.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겠지만, 글을 읽는 내내 부부의 여유롭고 느긋한 마음가짐을 간접 체험할 수 있었다. 늘 시간에 쫓겨 마음이 조급한 내게 부부의 심플한 슬로우 라이프는 그간 간절히 원했던 인생의 쉼표였다. 어쩌면 나도 이 부부처럼 살 수 있지 않을까, 아니 이 부부처럼 정말 살고 싶다. 지금 이 순간에도 주변 가득 쌓인 물건을 보면 한숨부터 나오지만, 다시 천천히 시작해볼 생각이다. 무조건 버리는 게 아닌 각자에게 맞는 미니멀 라이프로 좀 더 가뿐하고 쾌적한 일상에 꼭 도달하리라! 알콩달콩 살아가는 이야기와 더불어 페이지 곳곳에 등장하는 귀여운 일러스트에 힐링하며 즐겁게 읽은 에세이였다. '생활도 관계도 버릴 것 없이 딱 맞게 산다!'란 말을 가슴에 새기며, 괜스레 두둥실 떠오르는 마음에 당장 청소를 해야 할 것만 같다. 에린남 부부의 『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었습니다』, 미니멀 라이프와 더불어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
아르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음미하며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