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플레이 트리플 6
조우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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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팀플레이

《트리플 시리즈》

글쓴이: 조우리

펴낸 곳: 자음과모음

 

 

 

 한국 단편소설의 현장을 마주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 자음과 모음 출판사의 트리플 시리즈 신간이 출간됐다. 박서련 작가의 <호르몬이 그랬어>, 은모든 작가의 <오프닝 건너뛰기>, 배기정 작가의 <남은 건 볼품없지만>, 임국영 작가의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 장진영 작가의 <마음만 먹으면>에 이어 여섯 번째 출간된 조우리 작가의 <팀플레이>. 이번엔 '좋은 사람'이란 핵심 주제로 3개의 단편과 1편의 에세이를 만나본다. 연작 소설은 아니지만 어쩐지 닮은 구석이 있는 등장인물들 때문에 물 흐르듯 한 소설처럼 읽게 되는 조우리 작가의 짧은 글. 어디선가 봤을 법한 혹은 나도 그런 적이 있지 않았는지 생각하며 낯설지 않은 주인공들과 함께한 시간은 한여름 밤의 독서에 안성맞춤이었다.

 

 

 

 이건 미스터리 스릴러인가? 조금은 오싹했던 첫 단편 <언니의 일>. 전 회사의 후배로부터 잘못 걸려온 전화에 은희는 잊고 있던 기억을 꺼낸다. 늘 어딘가 부족하여 구박당했던 다정을 떠올리며 은희는 이심전심 그녀를 도왔던 자신을 좋은 언니로 기억한다. 유학을 앞둔 다정을 환송할 겸, 그 시절 함께 일했던 세진까지 불러 어색한 저녁 식사를 하게 된 세 사람. 한데, 은희의 생각과 달리 뭔가 일이 이상하게 돌아간다. 이게 아닌데? 성공을 좇는 한편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한 여인의 기묘한 기억 왜곡이 낳은 미스터리한 이야기. 다 읽은 후에도 알쏭달쏭했지만, 작품 해설을 읽고 고개를 끄덕이며 폭풍 공감했다. <팀플레이>에서는 한때 마음을 주었지만, 어떤 사건을 계기로 관계가 틀어진 두 여자가 등장한다. 둘 다 피해자지만 서로에 관한 서운함에 더 괴로운 지연과 은주는 다시 예전처럼 가까워질 수 있을까? <우산의 내력>에서는 좀 더 인간미 넘치는 선배 희진과 철없는 수습사원 지우가 등장한다. 그저 좋은 사수가 되고 싶었던 희진과 사회생활을 하기엔 아직 배울 게 많은 지우의 관계에 과연 다음이란 있을 것인가!

 

 

 


 

 

 

 직장에 다니며 글을 쓴다는 조우리 작가의 에세이를 읽으며, 어쩌면 이 단편에 등장한 모든 인물이 조우리 작가이자 독자인 우리 자신이겠구나 싶었다. '이 글을 읽는 당신과 내가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한 팀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의 팀플레이가 제법 합이 잘 맞기를 바란다. 더 많은 새로운 동료들과 만나고 싶어서 나는 쓰지 않는 일에 대해 쓰는 일을 한다.' 에세이 마지막 문장에 살포시 얹은 조우리 작가의 소박한 바람은 이뤄질 가능성이 제법 높겠다. 우리가 한 팀이라면 괜찮은 팀 플레이를 펼친 듯하니까. '좋은 사람 되기'란 과연 어떤 일일지, 지난 시절 나는 좋은 사수였는지, 앞으로 만날 많은 동료와 무탈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 이 책에 등장한 인물 중 나와 가장 비슷한 사람은 누구인지... 잔잔하게 밀려오는 생각의 파도를 베고 누운 채, '나'라는 존재에 관해 조금은 진지하게 고민해볼 여지를 준 책이었다.

 

자음과모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흥미롭게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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