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이은진의 범죄심리 해부노트
이수정.이은진 지음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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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수정, 이은진의 범죄심리 해부노트

지은이: 이수정, 이은진

펴낸 곳: 김영사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요즘, 갈수록 삭막해지는 세상에 일명 '묻지마' 범죄는 물론 인륜을 저버린 흉악 범죄까지 기승을 부린다. 태어날 때부터 범죄자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일부 유전적 특성이 있을 수 있단 건 알지만, 태생부터 악인은 없다고 믿고 싶은 마음. 그렇다면 범죄자는 왜 범죄를 저지르는 걸까? 우리나라 최고의 범죄 심리학자인 이수정 교수와 그녀의 후배 이은진 상담심리 전문가가 손을 잡고 그 비밀을 파헤친다. '왜 어떤 성격장애는 범죄로 이어졌는가'. 일반인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그들의 심리 상태를 전문가의 설명에 따라 조심스레 탐구하는 과정. 경범죄가 아닌 살인이란 중범죄를 저지른 이들이기에 사건 정황은 하나같이 섬뜩하지만, 살아온 배경은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공통 분자는 꼭 있는 법. 10건의 사건을 토대로 범죄자를 분석하는 전문가의 의견에 귀 기울이다 보면, 유의미한 교집합이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른다.

 

 

 

 성격장애의 유형이 이토록 세분되어 있을 줄은 몰랐다. 편집성, 조현성, 조현형, 경계성, 자기애성, 연극성, 반사회성, 회피성, 의존성, 강박성 성격장애. 편집성 성격장애를 지닌 사람은 모든 문제를 남 탓으로 돌리고, 타인의 행동 동기를 추측한 다음 이를 지나치게 확신하며, 다른 관점에서 보지 못한다. 조현성 성격장애는 수줍음을 타고 과하게 예민하며 상호작용이 부족하기 때문에 관계 형성에 어려움이 있다. 성격장애마다 고유한 특징이 있지만, 어떤 성격장애든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았다. 부모의 숨 막히는 완벽주의에 늘 눈치만 보고 살았거나, 부모의 만성적인 거절과 거부로 정서적 교류 없이 방치되고 학대당했다. 부모의 과도한 집착 때문에 폭발하여 엇나간 경우도 있고 학창 시절에 당한 괴롭힘이 풀지 못할 응어리로 남아 어둠에 잠식된 경우도 있었다. 화목한 가정에서 문제없이 살다가 하루아침에 범죄자가 된 사례는 없다는 말씀. 태생 자체가 그런 건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상대의 고통을 의식하지 못하는 양심 없는 인간도 있었지만, 후천적 요인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여실히 드러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결국 범죄자는 가정과 사회가 잘못 길러낸 괴물 혹은 피해자인 걸까?

 

 

 


 

 

 

 살다 보면 안타까운 사연을 지닌 사람들이 참 많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오쿠다 히데오 작가의 신작 <죄의 궤적>의 주인공 간지 역시 그랬었다. 어린 시절 계부에게 당한 학대로 인해 인생이 꼬여버렸던... 하지만 그럴만한 사연이 있다고 그가 저지른 죄가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이 책 『이수정, 이은진의 범죄심리 해부노트』 역시 범죄자들이 저지른 죄의 정당성을 논하거나 연민을 사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그저 범죄자들의 심리 상태를 분석하여 특정 성격장애로 분류하고, 그런 성격 장애가 발생한 원인과 그로 인해 저지른 사건의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여정이랄까. 1인칭 시점, 때론 3인칭 시점으로 각 사연에 어울리게 기술한 방식 덕분에 사건에 더 깊이 빠져들었다. '재밌다'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겠으나 꽤 흥미로운 책인 건 확실하다. 평소 스릴러와 추리 소설을 즐겨 읽는 독자와 '그것이 알고 싶다' 같은 시사 고발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시청자라면 이 책에 더없이 만족할 듯!

 

 

김영사 서포터즈로 도서를 지원받아

단숨에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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