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
B. A. 패리스 지음, 김은경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5월
평점 :
품절



제목: 딜레마

글쓴이: B. A. 페리스

옮긴이: 김은경

펴낸 곳: 아르테

 

 

 <비하인드 도어>, <브레이크 다운>, <브링 미 백>으로 추리 소설 애독자에게 스릴 넘치는 여름을 선사했던 B. A. 페리스의 신간이 출간되었다. 이번 신간의 제목은 '딜레마(The Dilemma)'. 진퇴양난을 뜻하는 단어로, 두 개의 판단 사이에서 어떤 쪽도 결정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어쩜 이렇게 제목을 찰떡같이 잘 지었는지, 시작부터 주인공들에게 차마 말하지 못할 비밀이 있다는 암시를 뿌리며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내 비밀은 꽁꽁 숨기고 싶지만, 남의 비밀은 너무나 궁금한 법. '알면 다친다'는 경고를 떠올리면 분명 조심해야 할 상황이지만, 작가가 제대로 뿌려놓은 떡밥 때문에 멈출 수가 없다. 오랜 시간 손꼽아 기다렸던 특별한 순간에 몰아치는 끔찍한 운명의 장난. 당신이라면 과연 이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40살 생일 파티를 앞둔 리비아. 10대 시절 이른 임신으로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던 그녀에게 40살에 성대하게 치를 생일 파티는 인생의 낙이자 목표였다. 리바아의 남편 애덤도 아내의 그런 마음을 알기에 그날만큼은 아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마음 먹는다. 곧 미국으로 떠날 아들 조시와 홍콩에서 유학 중인 딸 마니 역시 엄마의 멋진 생일을 위해 노력한다.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의절하게 된 리비아의 부모님은 리비아가 끊임없이 청한 화해의 손길을 이제라도 잡아주실까? 시험 스케쥴 변동으로 생일 파티에 참석하기 어려워진 마니는 아빠와 함께 깜짝 계획을 세운다. 몇 번의 환승을 거쳐 영국에 도착하는 저렴한 항공편을 타고 엄마 몰래 파티에 나타나기로 한 마니. 애덤과 마니는 기뻐할 리비아를 생각하며 한껏 들뜬 상태지만, 어째 리비아의 속내는 전혀 다른 모양이다. 생일 파티에 딸 마니가 참석하지 못해 다행이라며 안심하는 그녀. 대체 리비아에겐 무슨 말 못 할 비밀이 있는 걸까? 초반에 은근하게 진행되던 이야기가 중반부에 들어서며 팔팔 끓는 가마솥처럼 폭주하기 시작한다. 이륙 직후 추락하여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비행기. 그 비행기에 마니가 타고 있었을까? 리비아와 마니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남자의 정체는 과연 누구일까? 리비아와 애덤이 서로에게 말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비밀은 무엇일까?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습니까?"

 

 

 

 상대를 위한 하얀 거짓말이라고 하기엔 좀 서툴고 이기적이었던 그들의 비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해야 할 순간을 마음껏 누리지 못하고 홀로 간직한 비밀에 끙끙거리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이해되면서도 답답했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우리가 감수할 수 있는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아니, 과연 상대를 위한다는 이런 배려 아닌 배려가 과연 옳은 것인가? 누구에게나 불시에 닥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걸 알기에 그저 소설이라고만 여기긴 힘들었던 이야기. 진실을 숨기는 것이 사랑이라 믿었던 부부에게 닥친 가혹한 운명의 소용돌이를 지켜보며 착잡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었다. 그들의 선택은 최선이었을까? 이성의 잣대로 시시비비를 가리기엔 그들의 진심을 알기에 안타까움이 앞선 시간이었다. 교묘한 심리전으로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게 만드는 B. A. 패리스의 신작 『딜레마』, 역시는 역시다!

 

 

아르테 출판사 서포터즈로 도서를 지원받아

흥미롭게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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