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 하영 연대기 2
서미애 지음 / 엘릭시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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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

글쓴이: 서미애

펴낸 곳: 엘릭시르

 

 

 

 잘 짜인 추리 소설을 읽으면 한여름에도 오싹한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심장이 얼어붙는다. 귀신도 무섭지만, 사람은 더 무서운 세상. 과한 업무로 한창 번아웃 증상에 시달리며 독서가 즐거움이 아닌 버거움으로 다가올 때, 구원자처럼 내게 손을 내민 책을 만났다. 서미애 작가의 신작 『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 서미애 작가를 모르는 독자도 있겠지만, 책을 좀 읽는다 싶은 독자라면 '서미애'란 특별한 고유명사를 기억하거나 《잘 자요, 엄마》, 《당신의 별이 사라지던 밤》 등의 제목을 기억할 거다. 나는 작품 제목을 기억하는 후자였다. 굉장한 작품이라는 입소문을 듣고 늘 위시리스트에 담아두었지만 어쩐지 인연이 닿지 않았던 서미애 작가의 전작들. 《잘 자요, 엄마》의 주인공 하영의 5년 후를 그린 신작 『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는 마치 정해진 운명처럼 나를 찾아왔다.

 

 

 

 소설의 첫 시작 배경은 강릉. 중학교 3학년 유리는 학교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무심한 엄마가 월세로 마련해둔 70만 원을 몰래 챙겨 가출을 감행한 유리. 이 지긋지긋한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다. 한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유리를 괴롭히는 은수와 미나 패거리에게 새벽 도로에서 딱 걸린 유리는 여느 때처럼 두들겨 맞다가 그만 숨을 거둔다. 무면허로 차를 끌고 나왔던 지훈을 필두로 아이들은 유리의 사체를 유기하기로 한다. 장면은 급격히 전화되어 주인공 하영의 심리치료를 오랫동안 담당했던 희주가 등장한다. 하영의 갑작스러운 연락. 하영은 오래도록 진실을 꼭꼭 숨긴 채 희주와 숨바꼭질 같은 심리치료를 3년이나 받다 그만두었다. 아빠의 일방적인 이사 통보에 히스테리를 일으킨 하영은 희주를 만나 잠시 알쏭달쏭한 대화를 나눈다. 하영의 새엄마이자 희주의 친구인 선경은 갑작스레 임신한 상태. 이 임신은 계기로 이사하게 된 하영의 가족은 강릉에 있는 별장으로 향한다. 억울하게 죽어 암매장당한 유리, 하영이 봉인했던 엄마의 기억, 늘 미심쩍은 선경의 남편 등등. 얼기설기 얽힌 그들의 이야기가 마침내 하나가 되는 순간 탄식을 내뱉으며 심장이 요동친다.

 

 


 

 

 굉장히 재밌었다. 전작인 《잘 자요, 엄마》를 읽지 못한 상태지만, 이 책 『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만으로 충분했다. 물론, 전작부터 이어 읽는다면 더 대단할 거란 건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서로 연관 없는 듯이 흘러가던 이야기 조각들이 잃어버렸던 제자리를 되찾으며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순간 소설의 긴장감은 고조된다. 하영이 무엇을 감추고 있는지, 선경이 느끼는 찝찝하고 기묘한 불편함의 원인은 무엇인지, 하영의 친엄마는 어떻게 죽게 된 건지... 작가는 어느 한순간도 독자를 편히 놓아주지 않는다. 진실을 알기 전까지 절대 풀려날 수 없는 올가미에 걸린 것처럼 한없이 빠져들게 되는 이야기. 대단한 트릭과 엄청난 반전은 없지만, 구성이 상당히 탄탄하고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문제가 담겨 있어 흥미를 돋운다. 서미애 작가는 미리 앞날을 내다보고 있었던 걸까? 이렇게 된 이상, 그동안 미뤄왔던 서미애 작가의 전작들을 꼭 읽어봐야겠다.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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