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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오르는 언덕
어맨다 고먼 지음, 정은귀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3월
평점 :

제목: 우리가 오르는 언덕
글쓴이: 어맨다 고먼
옮긴이: 정은귀
펴낸 곳: 은행나무
역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 사상 최연소 축시 낭독자.
2021년 1월 20일, 미국 제46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대통령 당선인 조 바이든 보다 더 화제가 된 흑인 여성 시인.
1998년생 어맨다 고먼이 쏘아 올린 희망의 메시지가 많은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던 그 역사적인 5분 30초.
은행나무 출판사의 《우리가 오르는 언덕》을 통해 그 감동을 이어간다.

우리 앞에 놓인 도전에 맞설 수 있도록 이 시를 썼다는 어맨다 고먼. 그녀는 이 메시지가 순간을 넘어 지속하길 바란다고 한다. <우리가 오르는 언덕>이 책으로 출간되어 그 순간을 간직하고 선물할 수 있어 더없이 기쁘다고! 이 시가 우리의 빛이자 영감의 원천이 되길 바란다는 그녀의 말이 한 줄기 별똥별처럼 내 가슴에 떨어져 자리 잡았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막막한 이 어둠 속에서 우리는 어디서 빛을 찾을 수 있을까? 그녀는 상실을 껴안고 우리가 나아가야 한다고 전한다. 갖은 고난과 역경에 용감하게 맞서는 우리. '하지만 새벽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우리의 것이다. 어떻게든 우리가 새벽은 연 것이다.' 금방 끝날 거라 믿었던 코로나가 한 해가 넘도록 우리를 괴롭히는 상황 속에서 이 구절을 읽으니 그 새벽이 정말 곧 찾아올 듯하여 코끝이 찡하다. 이 순간에도 완벽을 위해 힘쓰는 우리는 비탄 속에서도 성장했고, 상처 입으며 희망했고, 지쳤음에도 노력했다. 우리에게 영원히 패배란 없다. 재앙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 우리는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
흑인 여성 시인이 대통령 취임식에서 축시 낭독을 맡았다는 게 너무 파격적이라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지만, 은연중에 짙게 깔려 있는 인종차별주의의 잔재로 이런 생각이 든 게 아닌가 싶어 자신에게 화가 났다. 오롯이 어맨다 고먼의 시에 집중하며 나라와 종교, 인종과 재산을 떠나 이 행성에서 살아가는 하나의 인류로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은 듯한 느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이 상황 속에서, 오늘 하루를 무사히 그리고 열심히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반드시 빛에 도달하게 될 거다.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 어맨다 고먼의 축시를 책으로 만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 오래도록 반복하여 읽으며, 가슴 깊이 새기고 싶은 멋진 시였다.
"새벽은 우리도 모르게 이미 우리의 것이다.
어떻게든, 우리가 새벽을 연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