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 우리가 가진 솔루션과 우리에게 필요한 돌파구
빌 게이츠 지음, 김민주.이엽 옮김 / 김영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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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글쓴이: 빌 게이츠

옮긴이: 김민주, 이엽

펴낸 곳: 김영사

 

 

 

 남태평양 중앙에 있는 아름다운 섬, 투발루. 하지만 이 섬이 처한 절박한 현실을 알고 나면, 무지함과 이기심으로 우리가 어떤 상황을 초래하고 있는지 실감하게 된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9개의 섬 중, 2개의 섬이 이미 가라앉았고 2060년이면 투발루의 모든 섬은 자취를 감추게 된다. 멀쩡한 섬까지 바다에 잠기게 만드는 인간의 잔혹한 행위. 그 중심엔 무분별한 개발과 편리한 생활을 위한 타협이 빚어낸 과도한 탄소 배출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세계의 유명한 석학들은 이대로 가면 50년 후엔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거라고 하나같이 입을 모아 경고한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창업자이자 억만장자인 빌 게이츠 역시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 문제에 주목하며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운동에 힘쓰고 있다. 이번에 출간한 『빌 게이츠,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에서 그는 지구의 현재 상태를 눈에 보이는 수치로 정확하게 진단하며,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수년 안에 반드시 달성해야 할 세 가지 과제

1. 기후재앙을 피하기 위해 제로를 달성해야 한다.

2. 태양광과 풍력 등 이미 보유한 수단들을 더 빨리, 그리고 더 현명하게 사용해야 한다.

3. 나머지 목표 달성에 필요한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출시해야 한다.

 

 

 

 이 책의 서문에서 빌 게이츠는 탄소 배출로 인한 아슬아슬한 지구의 상황과 왜 탄소 배출 제로를 달성해야 하는지를 물이 흐르는 수도꼭지와 욕조에 비유한다. 수도꼭지를 콸콸 틀든, 졸졸 틀든 결국 욕조엔 물이 차게 된다. 아슬아슬하게 찰랑거리던 물이 마침내 욕조를 넘어서는 순간, 지구는 재앙을 맞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탄소를 '제거'하지 않고 단순히 배출량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탄소 배출 제로란 과연 가능한 일일까?

여기서 뜻하는 '제로'는 탄소 배출을 0으로 맞추겠다는 게 아니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인간은 탄소를 배출해왔다. 그렇다면 왜 이제 와서 지구는 위험한 상태에 이르렀을까? 그 비밀은 '순 제로'에 있다. 순 제로는 배출되는 양과 제거되는 양이 같은 상황을 의미한다. 탄소 중립과도 같은 개념인 이 순 제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인간 활동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지구가 자체적으로 정화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배출량을 끌어내려야 한다. 지구는 위대한 생명체이기에 우리가 노력한다면, 반드시 건강했던 이전의 상태로 회복할 수 있다. 아직은!

 

 

 

 

 

 

이대로 기온이 계속 상승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기온 상승으로 인해 이점을 얻는 곳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기후가 더워질수록 문제가 많아진다. 상승 기온은 더 파괴적인 폭풍을 일으켜 재산 손실과 인명 피해를 키운다. 산불은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더 파괴적이 된다. 한반도 면적의 두 배에 달하는 숲을 태웠던 호주 산불은 너무도 처참했다. 인위적 기온 상승으로 인해 해수면도 상승한다. 때문에 바닷물이 수도관으로 역류하고, 투발루와 같이 고도가 낮은 섬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식물과 동물 또한 영향을 받는다. 환경 변화로 인해 재배할 수 있는 농작물이 대폭 줄어들고 변경되면서 지금 우리가 차려내는 식탁의 풍경은 점점 옛날 일이 되어 갈 거다. 비는 내리지 않지만, 폭우는 쏟아진다. 더운 날씨로 인해 모기가 폭발적으로 번식하며 말라리아를 포함한 곤충들이 옮기는 질병이 도처에 창궐하게 될 거다. 열사병 역시 문제다. 눈에 보이는 수치를 확인하면 불안감은 더 커진다. 글로벌 팬데믹이 세계 사망률을 얼마나 증가시킬지 추정한 연구에서 팬데믹으로 인해 매년 10만 명당 14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는? 21세기 중반이면 팬데믹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가고 21세기 말에는 10만 명당 75명에 이를 거라고 한다. 우리가 그냥 지금처럼 산다면 말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중 각각의 인간 행위가 차지하는 비중

무언가 만드는 것 (시멘트, 철, 플라스틱) - 31%

전기 (전력 생산) - 27%

무언가를 기르는 것 (동물, 식물) - 19%

어딘가로 이동하는 것 (비행기, 트럭, 화물선) - 16%

따뜻하고 시원하게 하는 것 (냉난방 시설, 냉장고) - 7%

 

 

 

빌 게이츠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얼마나 큰지 알고 싶다면 온실가스 배출 총량인 510억 톤의 몇 퍼센트인지 계산해서 수치를 꼭 확인하라고 한다. 전기 생산, 제조, 사육과 재배, 교통과 운송, 냉방과 난방 등 온실가스 배출량의 Top 5를 차지하는 분야를 꼼꼼하게 살펴보며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우리가 지녀야 할 인식을 살펴본다.

 

 

 

그렇다면 우리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세계를 이끄는 리더들이 나서야만 변화를 일으킬 수 있지만, 가장 궁금한 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였다. 시작은 미미하지만, 하나둘 손을 모아 열심히 노력하면 분명 유의미한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고 믿기에 올바른 방향을 알고 싶었다. 빌 게이츠는 정치인이나 자선사업가가 아니어도 각 개인도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한다. 시민의 목소리를 정치적 압력으로 바꿔 정치인들이 실제로 행동에 옮기도록 촉구한다. 전화를 걸고 편지를 쓰고 공개 회의에 참석하라. 선두에서 더 활발히 활동하고 싶다면 공직에 출마하라. 청정 에너지원으로 만든 전기를 사용하고 백열전구를 LED로 교체하자. 스마트 온도조절기를 설치하고 유리창은 단열 처리,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을 사거나 기존의 냉난방 시스템을 열펌프로 교체할 수 있다. 전기차를 구매해라. 인공 고기와 유제품을 먹어라.

 

 

 

 그저 막연하게 지구가 위험한 상황이고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고만 알고 있던 터라, 무엇부터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다가가야 할지 상당히 막연했다.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유레카'를 외칠 정도는 아니지만, 정확한 수치로 상황을 파악하고 세계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과 올바른 인식을 한눈에 정리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빌 게이츠처럼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지구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는 건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다음 세대에게 아름다운 초록별을 잘 물려주기 위해, 현재 지구의 사용자인 우리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변화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이 바로 골든 타임이기에! 워낙 관심 있는 주제라 더 재밌게 읽었지만, 이 책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은 흥미로워도 너무 흥미롭다. 2021년에 만난 최고의 책 후보로 꼽고 싶을 만큼 알차고 파격적이었던! 엉덩이 무거운 나까지 움직이게 했으니, 이 책은 정말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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