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피카소 할애비다 - 최영준 수묵화 에세이
최영준 지음 / 김영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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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가 피카소 할애비다

글쓴이 & 그린이: 최영준

펴낸 곳: 김영사

 

 

 

 유쾌하고 재밌는 성격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걸까? 이 시대의 마지막 변사이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광대 화가'라는 최영준 님. 띠지와 작가 소개에 실린 사진과 책 제목부터 범상치 않다. 연극배우로 출발하여 개그콘테스트 입상 후에는 <유머 일번지>에서 코미디언으로 활약했고 <6시 내 고향>에서는 장터 여리꾼,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을 발표하며 가수로 데뷔했다니... 우와, 정말 파란만장한 인생이다. 게다가 취미라고 하기엔 예사롭지 않은 글솜씨와 그림 솜씨. 팔방미인, 아니 팔방미남이란 이런 분을 보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하루하루를 살아내며 겪는 희로애락과 더불어 인생 선배의 허심탄회한 조언이 담긴 수묵화 에세이. 마음에 와닿는 그림과 글귀가 한가득하다.

 

 

 

책임감이 버거울 때면 무책임하게 살자. 살아보니 무책임이 더 어렵다.

날마다 새로 태어나고 다시 시작.

인간의 가치는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에 있다.

자신감과 자만심은 다르다.

세상 모든 갈등의 근본은 과도한 욕심이다.

큰일을 저지르고 싶다면 경계를 넘어야 한다.

진짜 멋쟁이는 뒷모습이 멋있다.

일편단심 민들레로 살지 마라. 떠난 놈은 글렀다.

안 좋은 기억은 망각으로 삭제되고, 좋았던 기억은 따로 저장되어 추억이 된다.

인생도 유효기간이 있다. 유효기간이 끝나면 겨울이다. 준비하지 않으면 얼어 죽고 굶어 죽는다.

순간의 선택이 운명을 바꾼다.

불확실성은 예술의 매력이다.

넘보지 마라, 독도는 우리 땅이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바닥에 남은 자국과 스크래치를 보며 피카소 그림을 떠올렸다는 최영준 님. '라파엘로처럼 그리기 위해서 4년이 걸렸어. 그런데 어린아이처럼 그리는 데는 평생 걸렸지.'라는 피카소의 인터뷰를 떠올리며 '단순하게, 쉽게, 어린아이처럼 그리자'라고 결심한 후, 석 달간 300점의 수묵화를 그렸다고 한다. 그중 가려 뽑은 작품이 이 책에 담겼다. 수묵화를 보는 안목은 없지만, 붓끝이 남겨놓은 역동적인 움직임과 힘찬 응원, 훌훌 털어내고 비워낸 후련함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쉽고 재밌는 그림에 촌철살인의 풍자와 유머 그리로 따끔한 충고까지 담겨 있으니 이 정도면 종합 선물 세트! 받는 사람의 취향을 잘 고려해야 하기에 책 선물을 늘 고민되지만, 이 책은 어르신들께 선물하면 호불호 없이 모두 즐겁게 보시지 않을까 싶다. 어르신들에게는 황혼 녘의 동무처럼, 젊은이들에게는 앞으로 살아갈 날을 잘 이끌어줄 선배처럼 재밌고 다정한 친구가 되어줄 『내가 피카소 할애비다』. 이건 뭐, 그림과 글도 좋지만 이미 제목부터 유쾌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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