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나에게만 들리는 별빛 칸타빌레
글쓴이: 팀 보울러
옮긴이: 김은경
펴낸 곳: 놀 (다산북스)
팀 보울러와의 첫 만남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무려 14년 전! 15세 소녀의 눈에 비친 삶과 죽음, 그 의미와 영원한 이별을 받아들이는 뜻깊은 여정을 담은 《리버 보이》. 강물처럼 흘러간 세월을 따라 그때의 뭉클함은 안타깝게도 기억에서 희미해졌지만, 작가의 또 다른 작품으로 그 순수한 감성을 다시 가슴에 차곡차곡 쌓아본다. 이번에 만난 책은 《리버 보이》에 이어 2008년에 출간됐던 《스타시커》의 개정판, 『나에게만 들리는 별빛 칸타빌레』다. 놀랄 만큼 아름다운 표지로 새롭게 단장하여 설마 같은 책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표지 디자인은 누가 하셨는지, 정말 이 정도면 신의 손이 아닐까 싶다. 밤하늘에 빛나는 달과 별을 그대로 담아낸 표지에 마음을 뺏겨 한참을 바라보다 첫 장을 넘겼다.
아빠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루크는 밝고 착한 아이였다. 하지만 훌륭한 피아니스트였던 아빠가 암이라는 병마를 이겨내지 못하고 끝내 눈을 감은 순간 루크의 인생도 멈췄다. 피아노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루크이지만, 녀석은 불량한 패거리와 어울리며 피아노에서 점점 멀어져 간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피아노 레슨을 이어가긴 하나, 여전히 마음을 잡지 못하는 상황. 사실 루크도 지금의 인생이 마음에 드는 건 아니다. 의미 없는 삶, 패거리의 괴롭힘, 엄마의 새로운 사랑... 루크는 현재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을 만큼 위태롭다. 도둑질하라며 등을 떠민 스킨, 다즈, 스피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숨어 들어간 저택에서 소녀의 울음소리를 들은 루크. 사실 루크에게는 아무도 모르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그건 바로 아무도 들을 수 없는 미세한 소리까지 포착하는 절대 청각! 패거리의 괴롭힘이 이어지는 가운데, 루크가 그 어린 소녀를 위해 피아노를 연주할 상황에 부닥치며 1권이 마무리된다.

지금 그는 눈물의 세계에 살고 있다. 함께 울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눈물은 이미 오래전에 말라버렸고 이제 마음마저 그의 인생만큼이나 버석하게 메마른 듯했다. -p60
불현듯 자신의 14년 인생이 완전히 다른 두 개로 나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와 함께한 삶과 아빠가 존재하지 않는 사람.
그리고 아빠가 존재하지 않는 삶은 죽은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p229
12살에 소중한 아빠를 잃고 방황하는 루크의 마음이 정말 잘 표현된 소설이었다. 엄마의 새로운 연애를 인정할 수 없고, 자신을 좋아해 주는 미란다에게 선뜻 마음을 열기 힘들 만큼 마음이 복잡한 루크. 요즘 한국에서도 떠들썩한 학교 폭력 문제를 루크는 온몸으로 겪어내고 있었다. 14살이면 우리나라 나이로는 중1. 외국 나이로는 중2에 해당하려나? 아빠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새롭게 자신의 삶을 주도하기엔 아직 어린 나이다. 설상가상으로 도둑질하러 들어갔던 저택의 리틀 부인은 루크에게 괴상한 부탁을 한다. 과연 루크는 소녀와의 만남으로 방황하는 마음을 잡을 수 있을까? 『나에게만 들리는 별빛 칸타빌레』 1권은 루크가 인생의 전환점이 될 상황을 맞이하며 마무리되었다. 재밌고 감동적인 이야기는 2권에 본격적으로 펼쳐질 듯! 자, 그럼 2권으로 고고씽!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재밌게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