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에디션 제인 에어
구예주 지음, 서유라 옮김, 샬럿 브론테 원작 / 21세기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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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인 에어

원작: 샬럿 브론테

지은이(일러스트): 구예주

옮긴이: 서유라

펴낸 곳: 21세기북스

 

 

 

 

 

제인 오스틴과 함께 수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았고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작가, 샬럿 브론테. 그녀의 대표작 『제인 에어』는 영화, 드라마, 소설, 만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리메이크되고 때론 강렬한 스핀 오프 작품까지 등장한다. 몇백 년의 세월을 훌쩍 넘어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그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제인을 처음 만났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녀의 삶을 응원하게 된다. 이번에 만난 제인 에어는 상당히 특별했다. 21세기북스의 신간 『제인 에어 일러스트 에디션』! 자신만의 방식으로 작품을 이해하고 즐기는 과정에서 고전의 즐거움을 깨달았다는 구예주 작가. 고전 소설이 어렵고 지루하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친숙하게 고전을 소개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이런 멋진 책을 완성했다고 한다. 정성 가득한 예쁜 일러스트와 함께 중요한 내용만 축약하여 빠르게 읽는 『제인 에어』. 책을 펼친 순간, 다음 이야기와 일러스트가 궁금해서 멈출 수 없다. 즐거운 콧노래와 함께 춤추듯 미끄러져 가는 손가락을 막지 못하고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끝까지 읽어버렸다.

 

 

 

 

"제인, 그런 어두운 감정이 너를 휘두르도록 내버려 두지 마.

가슴에 원한을 품고 잘못을 곱씹으며 살아가기에 인생은 너무 짧거든.

《제인 에어》 p39에서 헬렌이 제인에게 건넨 말."

 

 

 

 


 

 

 

 

 

■■■ 제인 에어 줄거리

 

 

 

 

부모를 잃고 외숙모댁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으며 갖은 구박을 당하던 제인은 원치 않는 기숙학교로 내쳐진다. 삭막하고 가혹한 로우드 기숙학교에서 제인에게 한 줄기 빛이 되어준 건 영혼의 단짝 헨렌 번즈와의 만남이었다. 하지만 헨렌은 얼마 지나지 않아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마지막 순간 제인이 곁을 지킨다. 로우드 기숙학교에서 6년간 학생, 2년간 교사로 지내던 제인은 공허함을 느끼며 세상으로 나가고자 한다. 18살의 나이로 밀코트 손필드 저택에 가정교사로 가게 된 제인은 저택의 주인 로체스터와의 강렬한 첫 만남 후, 차츰 그에게 빠져든다. 그의 곁에 있는 아름다운 귀족 소녀를 질투하고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던 제인. 하지만 운명은 제인의 편이었다. 로체스터의 청혼으로 제인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며 결혼식을 손꼽아 기다린다. 드디어 시작된 결혼식. 갑자기 들어온 불청객이 이 결혼은 무효임을 선언하고 로체스터가 유부남이며 부인이 버젓이 살아있다고 외치는데, 맙소사... 불길에 휩싸인 방에서 잠들어 있던 로체스터, 제인의 면사포를 갈기갈기 찢고 침대로 다가와 제인의 얼굴을 살펴봤던 이상한 여인, 그 괴상한 울음소리와 광기 어린 웃음소리. 제인은 그간 겪은 기이하고 끔찍한 사건을 저지른 범인이 그의 미치광이 아내였음을 알게 된다. 로체스터가 속아서 한 사기 결혼이었다고는 하지만,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던 제인은 절망에 휩싸여 저택을 떠난다. 그 후, 정처 없이 헤매다가 생사에 기로에 섰던 제인은 세인트 존, 다이애나와 메리 남매의 도움으로 시골에 정착하여 학교 선생님이 된다. 훗날 그들이 제인과 사촌지간이었단 사실과 더불어 존 숙부가 제인 앞으로 어마어마한 유산을 남겼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제인은 사촌 오빠 세인트 존의 청혼을 거절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유일한 남자, 로체스터에게 돌아간다. 하지만 제인을 기다리는 건 잿더미로 변한 저택뿐, 로체스터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수소문 끝에 로체스터를 찾아낸 제인은 그가 화재로 눈이 멀었음을 알고도 망설임 없이 그와 평생을 함께하기로 한다.

 

 

 

 


 

 

 

 

 

■■■ 솔직한 감상과 이 책의 장단점

 

 

 

 

여성의 사회적 성공이 거의 불가능했던 그 시절에 제인은 유산 상속이란 엄청난 행운으로 자립한 여성이 된다. 사실 자립이라고 말하는 자체가 좀 껄끄러운 상황이지만, 시대적 상황으로 볼 때 어쩌면 유산 상속이 여성이 홀로 설 유일한 방법이었을 수도 있다. 부자가 된 제인이 모든 재산을 잃고 눈까지 먼 로체스터를 품고 행복하게 산다는 결말은 당시에 굉장한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않았을까?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고 꿋꿋하게 인생을 개척한 캔디. 언제까지나 초록 지붕 집에서 나를 기다릴 것만 같은 앤. 그리고 씩씩하고 따스한 마음을 지닌 제인은 앞으로도 쭉 나의 좋은 친구일 거다. 자, 이제 일러스트 에디션이라는 이 책의 특징에 집중해보자. 우선, 그림이 정말 말도 못 하게 예쁘다.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일러스트로 담아낸 제인의 얼굴엔 그 순간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풍경까지 더한 큰 일러스트에서는 마치 그 공간에 함께 있는 듯, 바람의 숨결까지 손끝을 타고 전해지는 느낌. 색감 또한 굉장히 독특하고 매력적이라 일러스트에만 집중하며 감상하면, 이건 완전 영화다! 또 다른 장점은 짧고 간결하게 명작의 줄거리를 훑어볼 수 있다는 점. 고전 독서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고전과 쉽게 친해질 최적의 소개팅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이건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다. 두 권짜리 긴 장편 소설을 짧게 요약하여 담아내니, 전체적인 내용 파악은 쉽지만 원작이 주는 감동을 기대하긴 힘들다. (이건 뭐 다 예상하신 부분이라 단점이라고 하기도 애매하지만.) 구예주 작가가 수일 동안 열심히 그려냈을 소중한 일러스트. 이 아름다운 작품 덕분에 오랜 친구 제인 에어와의 추억이 이렇게 또 하나 쌓이는구나. 함께 있으면 행복해지는 제인 에어 일러스트 에디션! 이 책은 소중한 이와 자신을 위한 선물로 더없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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