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책, 이게 뭐라고

지은이: 읽고 쓰는 인간 장강명

펴낸 곳: 아르테




장강명 작가와의 인연은 2년쯤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물론 장강명 작가는 나를 모른다. 나만 팬일 뿐...케케! 장강명 작가의 데뷔작인 『표백』은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3, 40쪽까지 읽고는 2, 3번 맥이 끊겨 처음부터 다시 읽기를 반복했다. 소설이 너무 파격적이었고 내가 읽고 있는 것은 분명 한글인데 머릿속으로는 괴문자로 인식되는 당황스러운 상황. 하지만 마의 산을 넘어 끝까지 완독하니 소설도 이런 소설이 없었다. 2019년에 읽은 책 중에 Top 3로 꼽을 만큼 대단했던 소설. 그때부터 장강명 작가에게 남모를 팬심을 간직한 채, 그의 작품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인 『한국이 싫어서』처럼 술술 읽히는 작품도 있었고 『지극히 사적인 초능력』처럼 상상력 과부하로 느릿느릿 읽었던 책도 있었다. 아직 장강명 작가의 모든 책을 읽은 건 아니지만, 몇 번의 만남 결과 내가 내린 결론은 그가 굉장히 똑똑한 사람이라는 것! 이 시대의 지식인 장강명 작가와의 만남은 언제나 즐겁다. (물론 나의 부족한 이해력으로 종종 헤매기는 했지만... 이건 비밀!)





챙겨 들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생각날 때마다 자주 들었던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작가와 요조 작가의 케미가 제법 잘 어울려서 즐겁게 듣곤 했는데, 시즌 3부터는 장강명 작가는 소설 집필을 위해 하차하고 요조 작가의 독주가 이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아쉬워할 팬들을 위한 선물이었을까? 『책, 이게 뭐라고』라는 제목으로 돌아온 읽고 쓰는 인간 장강명! 이것은 팟캐스트 퇴사 일지인가, 에세이인가? 팟캐스트 진행을 맡게 된 사연과 진행하며 즐거웠던 에피소드와 더불어 장강명 작가의 인생 책, 삶에 관한 소신과 철학이 담긴 이 책. 이거 보물일세! 신 봤다! 심심치 않게 자주 등장하는 요조 작가 이야기도 상당히 흥미롭고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출판업계의 사정이나 비하인드 스토리가 마치 야사라도 읽는 듯, 갯벌에서 키조개 잡는 감칠맛이 펑펑! 도스토옙스키의 <악령>을 읽고 작가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인생관이 바뀌었다는 장강명 작가는 훗날 데뷔작 <표백>을 완성했다고 한다. 또 다른 인생 책으로는 실화를 바탕으로 쓴 끔찍한 소설 <블랙 달리아>와 35,000단어로 쓰인 소설 <포스트맨을 벨을 두 번 울린다>,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 미하엘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를 꼽았다. 이 책을 다 읽자마자 <블랙 달리아>를 얼른 장바구니에 집어넣었다. 나머지 책은 집에 다 있으니 장강명 작가의 인생 책 컬렉션이 내 서재에도 곧 완성될 예정!












"나는 비평 역시 창작이며,

다만 그 재료가 다른 사람의 작품인 것으로 여긴다." - p182


"고전은 독자에게 얌전하게 교훈을 던져주지 않는다.

그들은 독자들이 피할 수 없는 방식으로 시비를 건다.

자신을 당할 수 있겠느냐고, 이 존재가 무슨 의미인지 알아맞혀보라고 묻는다.

그것이 고전의 힘이다." - p240




생활 곳곳에 도사린 '우리는 가족'이란 공동체 발언이 등장하는 글에서 내가 아는 황당한 사람이 떠올라 깔깔 웃었다. 가족의 의미는 진짜 제대로 알고 쓰자! 취한 상태로 정신없이 쓴 원고 몇 장이 다음날 보니 장황한 감성 과잉의 배설물이었다는 부분에서 또 한 번 빵 터지고... 아, 장강명 작가의 이 유머 감각을 정말 많은 분이 함께 즐겨야 하는데! 이 정도면 정말 멋진 퇴사 일지다.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의 팬은 물론 장강명 작가의 책을 한 권이라도 읽어본 독자라면 오래도록 소장하고 싶은 책! 소설가 장강명의 새로운 작품을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이것은 팬심 가득 담은 채찍질!) 아쉽지만, 이제 나의 최애 작가를 글 쓰는 공간으로 고이 보내드리리! 장강명 작가의 퇴사 일지 같은 에세이 『책, 이게 뭐라고』, 이 책 정말 재밌습니다. 우리 같이 읽어요! (제가 다시 읽어본 결과, 또 읽어도 재밌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