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천문학 - 미술학자가 올려다본 우주, 천문학자가 들여다본 그림 그림 속 시리즈
김선지 지음, 김현구 도움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그림 속 천문학

지은이: 김선지

도움: 김현구

펴낸 곳: 아날로그

 

 

 비 내리는 야심한 밤, 23층 창문 밖으로 내다본 세상은 촉촉하게 젖어 있다. 반짝이는 밤하늘을 볼 수 없어 아쉬운 장마철이지만, 이 순간이 자아내는 특별한 감성과 분위기가 있기에 어쩐지 오늘은 흐르는 시간이 아쉽기만 하다. 오늘 밤이 유난히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비와 함께 며칠동안 함께한 이 책 덕분일지도 모르겠다. 미술학자가 올려다본 우주, 천문학자가 들여다본 그림 이야기를 담은 『그림 속 천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과 다양한 인물의 이름을 딴 태양계의 아름다운 행성, 위성을 통해 여러 예술품을 살펴보며 방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태양계를 한 바퀴 돌면 이번엔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천문학 이야기가 시작! 남남인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절친이었던 천문학과 미술의 만남은 기대 이상으로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이 조합, 대성공!

 

 

 

 

 목성, 금성, 명왕성, 토성, 해왕성, 천왕성, 수성, 달, 화성, 태양. 최초 발견자가 이름을 붙였겠지만, 행성과 위성마다 어쩜 이렇게 비슷한 짝꿍을 찾아 이름을 따왔는지 신기하다.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이라 왕자라 불리는 목성은 주피터(제우스)의 이름을 따랐다. 천하의 바람둥이였던 그이기에 주변에 여자가 끊이질 않았는데, 목성 역시 이름값을 하는지 아름다운 4개의 위성을 거느리고 있다. 처녀신 디아나 여신의 모습으로 변신해 그녀의 님프 칼리스토와 관계를 맺은 주피터. 그후 아들을 낳은 칼리스토는 헤라의 저주를 받아 곰으로 변하고 아들의 화살에 맞아 죽을 위기에 처한다. 주피터는 칼리스토와 아들을 얼른 별자리로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라고! 역시 신화는 들으면 들을수록 재밌지만, 신이라는 놈팡이들 하는 짓은 늘 울화통이 터진다. 태양계를 거닐며 행성마다 지닌 특징과 그와 관련된 신화가 담긴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어 눈과 귀가 즐겁다. (음성 지원은 안 되지만, 집중하고 있다 보면 옆에서 누가 이야기해 주는 기분!)

 

 

 

 

 

 

 2부에서는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천문학 이야기가 펼쳐진다. 첫 이야기부터 흥미진진! '그림 속 외계인과 비행물체의 진실' 편에서는 예술품에 담긴 외계 존재의 흔적을 살펴보며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한다. 어찌 이 광활한 우주에 지구에만 생명체가 살겠는가. 천문학자 칼 세이건 역시 '우주에 만약 우리만 있다면 엄청난 공간 낭비다'라고 말했다는데, 과학적 증거가 불충분한 상황이라 진실을 알 순 없지만, 까마득한 과거에도 외계 생명체의 흔적이 곳곳에 등장했다니 신기하다. 한데, 미술 작품에서 우리가 UFO로 착각하는 형상은 천사들이 탄 구름이거나, 의인화한 해와 달, 추기경의 예식용 모자인 갈레로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인공위성처럼 보이는 형태는 천구의라고... 지은이의 말처럼 현대적인 시작으로 과거를 해석하려는 시도가 이런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듯하다. 물론, 그중 일부는 정말 외계 존재의 흔적일 수도 있겠지만! 이외에도 달의 분화구가 그려진 최초의 밤 풍경화,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과 소용돌이치는 별 등등 밤하늘의 별처럼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반짝거리고 있으니 이 책 <그림 속 천문학>은 정말 100% 소장 각이다. 이제는 밤하늘에서 명화를, 명화를 보면 우주를 떠올리게 될 듯한 기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천문학과 미술의 아름다운 만남. 이 책 덕분에 올여름 소중한 추억을 또 하나 쌓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