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좀 빌려줄래? - 멈출 수 없는 책 읽기의 즐거움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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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책 좀 빌려줄래?

지은이: 그랜트 스나이더

옮긴이: 홍한결

펴낸 곳: 윌북

 

 

 

'월북 아니고 윌북'! 애정하는 출판사 윌북에서 흥미로운 카툰 에세이를 출간했다. 이 책 이야기에 앞서 우리의 책 덕후력을 잠시 테스트해보자. 자나 깨나 책 생각, 혼자 밥 먹으며 책 보기는 기본, 요즘 아이돌은 몰라도 출판사별 신간은 줄줄이 꿰고 있음, 세상에서 책 읽는 게 제일 행복함, 선물 받을 기회가 있다면 무조건 책, 책은 무조건 사서 본다. 그리고... 책 덕후의 끝판왕은 아마도 '모든 경제적 가치를 책값으로 따져본다.'일듯. 왜, 가끔 그런 적 있지 않나? 맛집이라 찾아갔는데, 실망스러운 요리에 울컥하며 '이 돈이면 책이 몇 권인데!'라고 사자후를 토해냈던 경험. 그렇다면 우리는 진정한 책 덕후다. 둘째가라면 서러울 책 덕후인 그랜트 스나이더가 전하는 책 이야기는 동족을 만났다는 생각에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림이 월등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카툰 에세이지만, '오다가 주웠다' 식으로 툭 던지는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슴에 탁 꽂히는! 어쩜 이렇게 옳은 말만 하는지. 만난 적도 없는 그에게 끈끈한 동지애를 느끼며 몇 번이고 책을 펼쳐들게 된다. 읽을 때마다 전에 놓친 새로운 부분이 발견되니, 재독, 삼독은 필수!

 

 

 

독서가의 변천 단계

 

1. 책을 알게 됨 ⇒ 2. 책에 푹 빠짐 ⇒ 3. 책과 자신을 동일시 ⇒ 4. 책으로 인간관계를 대신함 ⇒ 5. 책에 크게 한번 뎀 ⇒ 6. 책을 등짐 ⇒ 7. 책을 재발견 ⇒ 8. 책을 사 모음 ⇒ 9. 다음 세대에 넘겨줌.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책을 좋아하는지 묻게 되고, 혹 기적 같은 우연으로 그 사람이 책을 좋아한다면 그의 책장을 훔쳐보고 싶은 우리는 책벌레다. 한데, 다른 사람의 책장이 미치도록 궁금하면서도 누군가에게 내 책장을 보여주기는 어쩐지 쑥스럽다. 차마 다 읽지도 못할 책을 쟁이고 (괜찮다, 김영하 작가님도 그러더라. '읽은 책을 사는 게 아니고, 산 책 중에 읽는 거'라고) 졸린 눈을 비비며 책을 읽다가 잠들고, 때론 졸다가 놓친 책이 얼굴로 떨어지는 대참사가 벌어지기도 한다. 그런 책벌레들의 마음을 어찌 이토록 잘 표현했는지. 이건 정말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름! 이 작가, 손가락 두 마디 크기의 작은 컷에 참 깨알 같이도 그려 넣었다. 한 페이지를 통으로 꽉 채운 그림은 어린 시절 즐겨보던 '월리를 찾아서' 같은 느낌. 크윽, 추억 돋는구나! 책 읽기 좋은 곳, 작가의 슬럼프, 문학 속의 갈등, 셰익스피어 작품의 필수 요소 등등 책과 관련된 다양한 생각의 갈래를 일목요연하게 그림으로 표현하여 정말 읽을수록 재밌다.

 

 

 

 

 

 

 

 

 책을 읽다 보면 '책태기'가 오기 마련. 누구에게나 약속된 일처럼 찾아오는 이 고난 주간을 해결하기 위해 독서가 나름의 비법이 있다. 책을 정말 멀리하거나, 잠을 푹 자거나, 미치도록 재밌는 추리소설을 읽거나, 아니면 책 읽는 대신 북튜버 영상에 집중하거나, 동화책을 읽거나, 꼭 읽어야만 하는 의무 도서를 수령하거나, 캐리어에 책을 가득 담고 아름다운 휴양지로 떠나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책을 읽는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각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겠지만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보통의 현대인들에게 책태기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의욕을 활활 타오르게 하는 롤모델의 자극 아닐까? 그런 면에서 이 책 『책 좀 빌려줄래?』는 깔깔 웃으며 공감하고 한편으로는 나도 책 좀 읽어보자는 의지를 불끈 솟아오르게 하는 독서 비타민이다. 실은 굳이 책태기가 아니라 언제 읽어도 흥미로운 책이지만... 여튼 하고 싶은 말은 뭐? 이 책 너무 재밌으니까 우리 같이 읽어요! 책 좀 빌려 달라고요? 안 돼요, 책은 사서 읽는 겁니다. ㅋㅋㅋ 자자, 이 책은 다들 한 권씩 소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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