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말하지 않을 것
캐서린 맥켄지 지음, 공민희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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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절대 말하지 않을 것

지은이: 캐서린 맥켄지

옮긴이: 공민희

펴낸 곳: 미래지향

 

 

 

 푸른 여름이 한층 짙어지는 7월의 어느 날, 창밖에서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에 귀 기울이다가 어느새 학창 시절 추억이 떠올랐다. 활활 타오르는 캠프파이어 주변에 동그랗게 둘러앉아 노래를 부르고 게임 하며 한참을 놀다 타닥타닥 타들어 가는 장작 소리를 벗삼아 속마음을 털어놓고 친구와 한층 가까워졌던 순간. 여름은 늘 행복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내게 행복한 그 순간이 누군가에겐 악몽일 수도 있을까? 피로 얼룩진 여름 캠프. 이 책 『절대 말하지 않을 것』에서는 여름이면 두고두고 생각날 이야기가 펼쳐진다.



 

1998년 7월 22일 오후 9시. 캠프 마코의 주니어 카운슬러인 아만다는 소원을 적은 풍등을 날릴 참이었다. 아만다의 소원은 라이언. 그를 위해 아만다는 오늘까지 순결을 지켜왔다. 풍등에 불을 붙이기 전, 라이언은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인다. "나중에 호수섬에서 볼래?". 심장이 두근두근. 아만다가 화자였던 짧은 프롤로그가 끝나자, 세월은 순식간에 흘러 어느덧 20년 후. 아만다와 절친이었던 캠프 마코 집안의 둘째 마고는 이제 37살이 되었다. 마고는 캠프에서 열릴 부모님의 추도식에 참여하러 가고 우여곡절 끝에 5남매가 한자리에 모인다. 첫째 라이언, 셋째 메리, 쌍둥이 자매인 케이트와 리디. 그리고 캠프의 궂은일을 도맡아 왔단 션까지 함께한 자리에서 가족 변호사는 뜻밖의 유언을 공개한다. 20년 전 누군가 노로 머리를 내리쳐 식물인간이 된 아만다. 5남매의 아버지는 유언장을 통해 첫째 라이언을 범인으로 지목하며, 네 명의 딸에게 그가 유죄인지 무죄인지 투표하라고 요구한다. 거의 모두가 라이언을 의심하는 상황. 만장일치로 라이언을 유죄라고 결정하면 그의 몫은 션에게 돌아간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라이언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마고, 메리, 케이트와 리디 그리고 션의 20년 전 행적이 하나둘 드러나며 그날의 진실에 한 걸음씩 다가간다. 과연 아만다를 해친 범인은 누구일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니 절대 아무도 믿지 말 것!

 

 

 

 

 


 

 

 

 이 소설의 주인공은 단연 둘째인 마고겠지만, 나머지 가족들의 비중 역시 상당하다. 오래도록 마고를 짝사랑했지만, 결국 마음을 얻지 못한 션. 비밀스러운 관계를 즐기고 있던 케이트. 가족의 비밀을 많이 알고 있는 리디. 어딘지 우울한 듯한 메리까지. 각자의 사생활과 공동체의 삶이 뒤섞여 파란만장하게 펼쳐지는 이야기에 처음엔 갈피를 잡기 어렵다. 하지만 소설 중반부부터 하나씩 퍼즐이 맞춰지며, 범인이 누굴까 궁금증은 한층 증폭된다. 분명 범인은 이 안에 있다. 그렇다면 누가? 대체 왜? 범행 동기마저 모호한 이 순간에 혹여 짧은 추리력으로 누군가를 일찌감치 지목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 끝까지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결국 난 범인은 맞추지 못했다. 'I'll never tell_절대 말하지 말 것'. 이야기를 끝까지 읽은 후에야 제목에 깊은 뜻이 담겨 있다는 걸 눈치챘다. 그날의 진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 것. 나 역시 그들의 비밀은 이 책을 읽을 독자를 위해 오롯이 남겨둘 생각이다. 탄탄한 전개와 반전이 돋보였던 이 소설! 며칠 할애한 여름밤이 아깝지 않은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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