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탄생 - 뇌과학으로 풀어내는 매혹적인 스토리의 원칙
윌 스토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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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야기의 탄생

지은이: 윌 스토

옮긴이: 문희경

펴낸 곳: 흐름출판

 

 

 책에 담긴 세상의 수많은 이야기를 읽다 보면 문득 이 많은 이야기는 대체 어디서 왔을까 궁금해지곤 한다. 그것이 실화든 허구이든 작가의 머릿속을 거쳐 글로 담기기까지 이야기의 탄생 과정을 살펴보는 작업은 언제나 흥미롭다. 얼마 전 윌북 출판사에서 나온 <트라우마 사전>도 참신했는데 이번엔 뇌과학을 접목하여 스토리의 원칙을 깊이 파고드는 신박한 책을 만났다. 흐름출판의 『이야기의 탄생』! 뇌과학이란 단어가 어깨에 힘 좀 주며 잔뜩 어려운 인상을 내뿜지만, 뇌를 해체하며 설명하진 않으니 지레 겁먹지 말자! 매혹적이고 강렬한 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탄생의 순간으로 출발!

 

 

 

 이런 전문적이고 약간 난도가 있는 책은 서론과 목차를 꼼꼼하게 숙지하고 시작하면 한결 수월하다. 이 책의 출발점은 특이하게도 스토리텔링 강좌였는데, 작가가 뇌를 스토리텔러로서 이해하는 개념서를 읽었다가 방법론 서적들을 읽게 되었고 덕분에 스토리텔링과 뇌과학 분야를 접목하게 되었다고 한다. 작가는 이 책이 스토리 텔링에는 관심이 없어도 인간 조건의 과학에는 호기심은 느끼는 모든 사람과 특히 작가에게 관심받기를 원한다고 한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만들어진 세계>에서는 이야기의 탄생과 호기심, 극적 긴장감을 조성하는 특징 등을 알아보고 <2장, 결함 있는 자아>에서는 인물의 성격과 플롯, 인물 관계로 구성되는 이야기의 특성을 알아본다. <3장, 극적 질문>에서는 보다 다양한 예시를 통해 극적인 질문과 수수께끼를 다루고 <4장, 플롯과 결말>에서는 매력적인 인물과 이야기의 힘, 그리고 가치와 교훈 등을 제시하며 장엄하게 마무리!

 

 

 

 

 

 

 

 많은 이야기는 예기치 못한 변화의 순간에 시작된다고 한다. 뇌의 궁극적인 사명은 상대를 통제하는 일! 변화의 순간은 결정적이므로 대개 첫 문장에 응축된다. 언젠가 허지웅 씨도 이런 말을 했다. '일단 첫 문장만 써내면 끝까지 쓸 수 있다'고. 다양한 작품의 첫 문장을 예로 들며 자세하게 설명해준 덕분에 시작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인간의 호기심을 무의식중에 자극하는 네 가지 방법, 이야기가 뇌에 미치는 화학 작용을 알아보고 우리가 그토록 열광하는 영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파헤친다. 뇌는 우리가 외부 세계를 통제한다고 느끼도록, 진실이 아닌 것을 믿도록 유도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 더 공정하게 행동한 것으로 기억하며 죄책감을 최소로 줄이고 자아상을 보존할 수 있다고. 명작이라 손꼽히는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주인공 로렌스를 자세히 분석하며 통제이론과 이 영화가 명작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요목조목 알려주는데 재밌게 본 영화라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 역시 이야기가 성공하려면 매력적인 인물이 꼭 필요하다는 (그게 설사 악인일지라도!) 의견에 격하게 동감했다.

 

 

 

 '문과라서 죄송하지 않고 문과라서 어쩌라고'인 내게 뇌과학은 상당히 어려운 분야다. 하지만 뇌과학 중에서도 글 쓰는 머리와 작용에 관한 특정 부분을 다루는 책이기에 『이야기의 탄생』은 거부감 없이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이건 마치 영원히 섞이지 못할 것 같은 물과 기름의 극적 상봉이랄까? 문과와 이과의 역사적인 콜라보! 뇌과학에 관심 있는 과학도는 물론이고 더욱 깊이 있는 스토리와 매력적인 인물을 만들어내려 밤낮으로 고군분투하는 작가님과 작가 지망생분들이 보면 큰 도움이 될 책인 듯하다. 나 역시 언젠가 글을 쓰고 싶은 소망을 품고 있기에 이 책이 제시하는 다양한 접근 방식에 눈이 번쩍 뜨였으니, 부디 많은 분이 이 책을 읽고 나와 같은 즐거움을 공유하시길! 하룻밤에 읽긴 어렵지만 며칠 동안 옆구리에 끼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니 겁먹지 말고 도전하시죠! (혹, 궁금한 분이 계실까 봐 적어두는데 삽화는 없습니다. 이게 살짝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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