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강영혜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

지은이: 나카야마 시치리

옮긴이: 강영혜

펴낸 곳: 블루홀6

 

 

 

 한 작가를 좋아하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모든 작품을 훑다 보면, 작가 못지않게 소설 속 주인공과 등장인물에게 애정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번에 만난 나카야마 시치리의 반가운 신간 『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은 독자의 이런 마음을 잘 헤아려 선보인 역대급 콜라보라 할 수 있겠다. 휠체어를 탄 고약한 노인 겐타로와 퇴직한 여성 법관 시즈카 여사의 만남! 나이와는 상관없이 예리한 통찰력과 막강한 파워를 선보이는 두 어르신 덕분에 유쾌, 상쾌, 통쾌한 이야기!

 

 

 

 

 총 다섯 편의 연작 소설로 이루어진 이 책은 시즈카 여사와 겐타로 회장의 운명 같은 만남으로 시작한다. 나고야 법과대학 창립 50주년 기념 강연에 초청받은 시즈카 여사. 강연을 시작하고 30분쯤 지나서였을까? 어디선가 불쑥 들리는 불쾌한 한 마디. '당신 강의는 재미없구먼.' 모두가 예상했듯 범인은 겐타로 할배! 운명 같은 악연으로 만난 두 노인은 의문의 사건을 하나씩 해결하며 제법 괜찮은 콤비로 발전한다. 폭파된 기념비 안에서 발견된 시체, 부실한 기업의 전환사채를 정신 쏙 빼는 입담으로 팔아넘기다 죽을뻔한 사기꾼,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과 그 가족이 숨긴 비밀, 가스 누출로 목숨을 잃은 시즈카 여사의 친구 부부, 46층에서 떨어진 철골에 깔려 즉사한 외국인 노동자. 명탐정 코난과 소년 탐정 김전일이 움직였다 하면 사건 사고가 벌어지는 것처럼 두 노인의 발길이 닿는 곳은 조용할 날이 없다.

 

 

 

 

 경찰 관계자를 자기가 키우는 멍멍이처럼 다루는 겐타로와 그런 행태를 불만스럽게 바라보는 시즈카. 연상 여성에게 약하다는 겐타로의 약점 아닌 약점과 뜻밖의 정의감, 기차 화통을 삶아 먹은 듯한 패기 덕분에 실버 콤비가 펼치는 이야기는 지루할 새가 없다.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심통 부리는 겐타로 할배의 대사.

 

 

 

 

공사 현장으로 가겠다고 고집부리는 겐타로 할배와 간병인 미치코 씨의 귀여운(?) 투덕거림

"적당한 외출은 오래 사는 비결이야."

"아침부터 밤까지 방에 틀어박혀 플라스틱 모델을 만들던 사람이 그런 말을 하나요?"

"그건 손가락 운동으로 치매 방지가 돼."

"정말로 말도 많은 분이시군요."

"이건 입술 운동이야" - p249~250

 

 

 

 '이건 입술 운동이야'에서 정말 빵 터졌던...ㅋㅋㅋ 지금 생각해도 또 웃음이 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면서도 때론 아이처럼 응석(?)도 부리는 겐타로 할배는 정말 보면 볼수록 매력적. 물론 내가 혼쭐이 난다고 생각하면 식은땀이 삐질 나지만, 그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는 입장에서는 아쉬울 게 없다. 한편 차분한 시즈카 할머니는 겐타로 할배 말리랴, 상황 수습하랴, 이래저래 기운 뺄 일만 가득하지만 옥신각신하면서도 서로에게 조금씩 맞춰가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최고령 콤비의 멋진 수사일지를 엿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 이미 한 번 헤어졌기에 다시 못 볼 줄 알았던 두 노인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꼭 만나보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