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 번 죽었습니다 - 8세, 18세, 22세에 찾아온 암과의 동거
손혜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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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는 세 번 죽었습니다

지은이: 손혜진

펴낸 곳: RHK / 알에이치코리아

 

 

 

'나는 세 번 죽었습니다.

그리고 네 번째 삶을 살아갑니다.'

 

 

 

 어린 시절부터 서른네 살이 된 지금까지 3번의 암과 3번의 수술을 견디며 삶을 꾸려온 손혜진 작가의 첫 에세이 『나는 세 번 죽었습니다』. 책을 펼친 순간 한 번의 쉼 없이 끝까지 내쳐 읽은 그녀의 글 속엔 인생의 모든 희로애락이 담겨 있었다. 8세에 발병한 소아암, 몇 년의 투병 생활 끝에 완치, 고등학교 2학년이던 18세에 희귀암 발병, 조기 발견으로 항암치료 없이 수술 후 경과를 보다가 22세에 재발. 그리고 지금까지 암과 싸우며 힘겨운 투병 생활. 어쩜 이리 기구한 삶이 있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앞서다가 이런 표현조차 저자에게 실례일 수 있다는 생각에 입을 다물었다. 왜 이런 병에 걸려 이토록 고통받아야 하는지, 자신을 돌보는 가족은 얼마나 힘들지, 대체 언제 건강해질 수 있는지 제일 궁금하고 억울한 사람은 그녀이기에 쉽게 내뱉는 내 말이 혹시라도 상처를 줄까 조심스러운...

 

 

 

 이 에세이는 참 특별하다. 처음 아팠던 8살 때부터 지금까지의 투병 생활을 일기 형식으로 적은 글인데, 글 속에 담긴 저자의 나이에 따라 느껴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8살, 어린 나이에 학업도 멈춘 채 치료 받으며 겪은 말 못 할 감정. 골수 검사를 받으러 들어가 너무 아픈 나머지 엄마한테 버림받았다고 원망하다가 검사실 밖에서 눈물범벅인 엄마 얼굴을 보고 엄마도 어쩔 수 없었음을 알았다는 이야기. 완치의 기쁨과 함께 돌아간 학교생활. 두 번째 투병 생활 때 아버지와 겪은 갈등. 수술로 암세포를 무사히 제거한 후, 대학교에 진학하여 죽기 살기로 노력하다 다시 생긴 병. 각종 항암제로 겪은 부작용과 고통. 직접 아파본 사람이 아니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수많은 고통의 순간. 파노라마처럼 흘러가는 그녀의 인생은 마치 지금 그 순간을 그려내듯 생생하고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선명하게 가슴에 스며들었다.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괴로운 고통 속에서도 저자는 인생의 의미와 행복을 찾으려 노력한다. 평생 자신의 곁을 지키며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 아빠, 엄마, 언니, 남동생을 향한 고마움과 서른까지라고 생각했던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기념하며 마흔, 여든까지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꿈꾸는데... 그런 그녀를 보며 자꾸 흘러내리는 눈물마저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손혜진 작가님

 

그 힘든 고통을 겪고도 꿋꿋하게 오늘을 살아내는 당신은 누구보다 위대한 사람입니다.

꼭 건강을 되찾아 행복하고 알찬 삶을 꾸리길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합니다.

오랜 투병 생활로 지칠 가족을 걱정하는 마음은 정말 이해하지만,

부디 버티고 또 버텨서 오래도록 가족 곁에 있어 주세요.

작가님의 글을 읽고, 지금까지 살아온 제 인생을 돌아보며 여러 번 고개를 떨구게 되네요.

글을 통해 알려주신 인생의 의미와 삶을 향한 의지, 오래도록 잊지 않고 간직할게요.

작가님의 소중한 이야기를 나눠주어서 그리고 살아주어서 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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