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그 유골을 먹고 싶었다
미야가와 사토시 지음, 장민주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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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그 유골을 먹고 싶었다

지은이: 미야가와 사토시

옮긴이: 장민주

펴낸 곳: 흐름출판

 

 

 

 인간미 넘치는 따스함으로 착한 감성 세포를 자극하는 흐름출판에서 정말 추천하고 싶은 신간을 선보였다.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그 유골을 먹고 싶었다』. 제목을 처음 듣는 순간, 등줄기가 서늘하고 식은땀이 또르륵... '이건 뭐지? 사이코패스인가?' 하지만 이 책을 딱 한 장만 읽어도 금세 눈치챌 수 있다. 조금 엽기적인 이 제목이 차마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간절한 그리움이란 걸... 작가는 다시 만나지 못할 엄마를 자기 몸의 일부로 간직하고 싶을 정도로 사무치게 엄마를 그리워한다. 아무리 참고 버텨도 펑펑 울 수밖에 없는 책이지만, 너무 많이 울까 무서워도 이 책은 꼭 읽어보시길!

 

 

 

 

 

 혼자 검진 결과를 듣기 무섭다는 엄마를 선뜻 따라나선 아들은 위암 말기라는 진단을 듣고도 상관없는 일들만 머릿속 가득 떠올린다. 아들은 믿을 수 없었다. 엄마가 아프다는 걸. 엄마가 돌아가실 수도 있다는 걸. 그렇게 시작된 투병 생활을 순탄치 않았다. 2년간의 항암 치료로 나날이 쇠약해지는 엄마. 아픈 사람도 지켜보는 사람도 힘든 그 고통의 시간을 지나 아들은 원치 않는 이별을 맞는다. 우리 엄마는 절대 죽지 않는다고, 어떤 병도 이겨낼 수 있다고 믿었건만... 거짓말처럼 세상을 떠나버린 엄마가 미치도록 그립고 또 그립다. 10년 전, 아들 역시 골수 이식을 받아야 할 정도로 생사를 오갔었다. 병원 밥이 먹기 싫다는 아들을 위해 카레를 해오셨던 엄마. 세상에서 가장 맛있었던 그 카레. 엄마는 아들이 철석같이 나을 거라 믿었고 결국 그 바람은 현실이 되었건만, 엄마가 완치될 거란 아들의 간절한 바람은 하얗게 부서지는 물보라처럼 허망하게 끝나버리다니... 아들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엄마를 그린다. 돌아가신 엄마가 간절히 보고 싶다. 어째서, 대체 왜 부모님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을까? 바보 같은 자식인 우리는 왜 부모님의 소중함을 너무 늦게 알아버리는 걸까?

 

 

 

 

 

 

 

 

 원래도 눈물이 많은 편이지만 이 책을 읽으며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다. 또르르 흘러내린 눈물이 책장을 적시며 오목하게 부풀어 오르고 또 부풀어 오르고... 결국 펑펑 흐르기 시작한 눈물이 소나기처럼 책을 적실 때쯤, 아들은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시큰했다. 나 역시 엄마를 잃을 뻔했고, 그 순간 얼마나 간절한 마음이었는지 알기에 누구보다 공감하고 가슴 아팠다. 인간은 참 어리석다. 부모님이 언제까지 내 곁에 있을 것 같고,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언젠가 찾아올 이별을 애써 외면한다. 우리의 그런 어리석음을 뼈저리게 통감하게 하는 만화 에세이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그 유골을 먹고 싶었다』. 사소한 일로 화내고, 집에 들어올 때까지 기다린다고 귀찮아하고, 늘 내 편인 걸 알기에 멋대로 굴었던 바보 같은 자신을, 우리를 꼬집으며... 이미 부모님과 이별한 자식에게는 한없는 후회를, 부모님께 불효하고 있는 자식에게는 따끔한 일침을 가한다. 내일은 엄마를 꽉 안고 꼭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말해야지. 오래오래 나랑 같이 살아달라고, 절대 다시는 아프지 말라고, 늘 지금처럼 내 곁에 있어 달라고 꼭 얘기하자. 잠깐의 쑥스러움을 참지 못해 평생 갈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문득 생각나서 덧붙이는... 가슴 뭉클했던 시!

정채봉 시인의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 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 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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