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먹고 체하면 약도 없지
임선경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나이 먹고 체하면 약도 없지

지은이: 임선경

펴낸 곳: RHK (알에이치코리아)

 

 

 

 

제목부터 재치 있는 에세이를 만났다. 『나이 먹고 체하면 약도 없지』. 그러게! 음식 먹고 체하면 소화제라도 먹을 수 있지만, 나이 먹고 체하면 무슨 약으로 고친단 말이오! TV 드라마 극본을 쓰고 소설과 동화, 에세이도 쓰고 있다는 임선경 작가. 다양한 경력 중에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두둥! 재연 드라마 중에서도 엄청난 인기몰이로 극장판까지 찍었던 마성의 프로그램! 막장이 아니면 오히려 아쉬운 그 프로그램에 몸담으셨다기에 혹시 누군가의 막장 스토리를 들려주진 않을까 기대했지만, 어라? 임선경 작가가 전하는 50살 아줌마의 유쾌 발랄 인생 성장기는 막장 없이 지극히 현실적이며,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소소한 일상으로 가득하다. 아들 둘 키우는 엄마이자 지금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장래 희망은 웃긴 할머니인 그녀, 범상치 않다!

 

 

 

 태어나서 가장 열심히, 꾸준히 한 일이 바로 나이 먹는 일이라는데, 아뿔싸.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구나. 지금 갱년기 한복판에 서 있다고 담담하게 고백하는 작가의 말에 귀 기울이며 나보다 인생을 조금 먼저 산 언니에게 인생 수업을 듣는다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나 역시 멀지 않았음을 알기에! 첫 시작은 난소의 노화에 관한 이야기였다. 갱년기와 폐경. 여성들만 할 수 있는 토크! 무료한 일상에 변화를 주고자 느지막이 귀를 뚫기도 하고 사춘기 아들 두 녀석을 키우며 겪는 고충과 그 나이대 여성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칠 일상들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커 가는 자식과 늙어가는 엄마의 일상에 무한 공감하며, 엄마와 아내이기에 앞서 글을 쓰는 업을 꾸준히 해나가는 멋진 모습에 부러움이 샘솟는다. 나의 10여 년 후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4, 50대에 접어들면 친구는 점점 사라지고 유일하게 남은 내 편인 가족들은 각자 자신의 생활로 바쁜 순간이 온다. 아직 경험하진 않았어도 곧 닥칠 순간임을 알기에 서글프고 두렵지만, 이 또한 물 흐르듯 자연스레 겪게 되는 수순이 아닐지. 누구와 속 시원히 수다 떨며 풀고 싶어도 말이란 늘 조심해야 하기에 입을 꾹 다물게 된다면 이런 에세이를 읽으며 답답한 속을 뻥 뚫어주는 건 어떨까? 남편이 속 썩이고 자식이 복장 터지게 할 때, 내 이름 석 자가 있는데 왜 늘 누구누구 엄마로 살아야 하는지 울적할 때, 그저 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싶을 때. 그래, 이 책 『나이 먹고 체하면 약도 없지』는 그런 순간에 좋은 친구가 되어 줄 책이다. 우리 모두 나이 먹고 체하는 일 없이 곱게 성장하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