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살인
니시자와 야스히코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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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끝없는 살인

지은이: 니시자와 야스히코

옮긴이: 주자덕

펴낸 곳: 아프로스미디어


 

 

 

 

 

 

조용한 골목에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가 울려 퍼진다. 무방비 상태로 콧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향하는 길.

현관문을 여는 순간까지도 여자는 몰랐다. 바로 뒤에 살인마가 따라오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 놀라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그녀에게 날아든 묵직한 덤벨. 쿵...

살인마는 비닐 끈으로 여자의 목을 조른다. 결국... 이렇게 죽는 걸까?

허우적거리던 여자의 손가락에 살인마의 청바지 뒷주머니에 있던 수첩이 떨어지고

여자는 순간 정신이 팔린 살인마와 몸싸움을 벌이다 덤벨로 놈의 머리를 가격한다.

마지막 힘을 짜내 살려달라는 신고 전화를 거는 여자의 눈앞에서 살인마는 꿈틀꿈틀.

'살아야 하는데... 이렇게 죽을 순 없는데... 제발...' 하지만 그대로 정신을 잃은 여자.

그녀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짧은 북 트레일러 영상을 보고 마음을 뺏긴 스릴러 소설, 『끝없는 살인』. 역시나 기대 이상이었다. 1997년 11월 6일에 발생한 이 살인미수 사건에서 고즈에라는 여성은 살아남았다. 현장에 남아 있던 수첩을 근거로 범인까지 금세 밝혀진 상황.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범인은 연기처럼 사라졌고 경찰은 몇 년이 지나도록 범인을 검거하지 못한 채 수사는 시들해진다. 목숨을 건진 고즈에는 소름 끼치는 그 순간의 악몽도 두렵지만, 무엇보다 왜 자신이 그런 일을 당해야 했는지 범인의 범행 동기를 알지 못해 더 괴롭고 답답하다. 2001년 12월 31일, 사건 발생 후 4년이 흘렀지만 아직 의문을 풀지 못한 고즈에는 담당 형사 나루토모의 도움으로 미스터리 소설가와 전직 경찰, 범죄 심리학자 등이 모인 '연미회' 멤버와 사건을 추리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나루토모를 제외한 5명이 주어진 사건 파일을 토대로 범인의 동기와 범행 과정을 파헤치는데, 각자 나름의 조사를 통해 경찰이 알아내지 못했던 사실을 하나둘 제시하며 흥미로운 추리와 다양한 가설을 제시한다. 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증거는 범인의 수첩. 고즈에를 비롯하여 이미 살해한 3명의 신상명세가 적힌 이 수첩에서 모든 추리가 시작된다. 놈은 연쇄살인마!

 

 

 

 

 

 

 

 

 한 사건을 두고 권위 있는 다섯 명의 전문가가 벌이는 추리 게임. 허를 찌르는 전개와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의 제기로 쉴 새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사건에 빠져든다. 고즈에가 과연 원하던 진실을 얻을 수 있을까도 관건이지만, 훈남인 듯한 나루토모 형사와의 썸도 기대하게 되는 상황. 게다가 이미 끝난 사건을 역으로 추리하는 이야기가 이토록 재밌을 줄이야! 하지만,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점이다. '헉'하고 숨을 들이켜게 하는 반전 끝에 잠시도 틈을 주지 않고 또 다른 반전이 잇따른다. 그리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전에 또 한 번의 반전. 이 작가 미친 사람인가? 독자를 쥐락펴락하다 못해 롤러코스터에 태워 붕 띄운 후 구불구불한 난코스에서 어떤 안전장치도 없이 툭 떨어트린다. 소설 막바지에 이르러 하나씩 마주하게 되는 진실에 어느새 팔에는 오톨도톨 소름이... 세상에. 뭐 이런 소설이 다 있담? 정말 대단한 스릴러! 『끝없는 살인』을 읽고 반한 나머지 '니시자와 야스히코'의 다른 책을 당장 검색해보고는 마침 4권의 책이 재정가 도서라 가격마저 착해 장바구니에 쏙 담아두었다. 그나저나 아프로스 미디어란 이 출판사 꽤 흥미롭다. 재작년에 읽은 『기억 파단자』도 참 특이하고 재밌었는데 『끝없는 살인』으로 호감 굳히기 성공! 주목해서 지켜볼 출판사임이 확실함. 아프로스 미디어, 멋진 책을 만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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