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로 보는 아이네이스 - 로마 건국의 신화
베르길리우스 지음, 강경수 엮음 / 미래타임즈 / 201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명화로 보는 아이네이스

지은이: 베르길리우스

엮은이: 강경수

펴낸 곳: 미래타임즈




 미래타임즈 출판사의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읽는 '명화로 보는 시리즈' 네 번째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명화로 보는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단테의 신곡>에 이어 선보인 작품은 바로 <명화로 보는 아이네이스>. '아이네이스'는 고대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로마의 시조로 추앙받는 아이네이아스의 일대기를 소재로 쓴 서사시라고 한다(p6). 로마 초대 황제인 아우구스투스의 격려와 지원으로 이 서사시에 착수한 베르길리우스는 11년이란 긴 세월을 매달려 전반적인 이야기를 완성하고 앞으로 3년을 더 집필할 결심으로 타국으로 답사를 떠났다가 열병으로 눈을 감았다. 완성하지 못한 작품이기에 불태우란 유언이 있었지만, 황제의 명령으로 인해 초안 그대로 남게 되었다고. 자기 유언대로 이 대단한 서사시가 한 줌 재로 변했다면 베르길리우스는 사무치는 후회와 안타까움에 죽어서도 괴로워했을지 모른다. 아우구스투스의 기지 덕분에 이 멋진 서사시는 2천 년이 넘는 긴 세월을 버텨내고 지금도 나와 당신, 우리의 곁에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라는 방대한 이야기보따리에서 우리가 적어도 한 번쯤은 혹은 수도 없이 들었을 유명한 이야기가 홍수처럼 몰려들고 그와 관련된 아름다운 명화와 조각 자료들이 선명한 컬러로 우리를 맞이한다. 미래타임즈의 '명화로 보는 시리즈'는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일라아스>의 주인공 아킬레우스의 어머니인 테티스 여신의 결혼으로 시작하는 이야기. 바다의 여신 테티스가 인간 펠레우스와 결혼하여 아킬레우스를 낳는다. <아이네이스>에는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에 실린 내용이 상당 부분 등장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이는 앞선 두 서사시를 토대로 쓴 작품이기에 낯익은 인물과 반가운 이야기가 대게 등장한다. 사실 그리스 로마 신화와 관련된 어떤 이야기도 누구 하나를 주인공으로 딱 집어 끌어가기엔 무리가 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야기가 흐르고 흘러 결국 제우스는 물론 어떤 인물의 3대손까지 아우르는 등, 종잡을 수 없이 펼쳐지니 말이다. 트로이 전쟁, 아킬레우스의 죽음, 트로이 함락을 비롯하여 외눈박이 폴리페모스를 피해 섬을 탈출하는 아이네이아스의 이야기 등등 셀 수 없는 보석 같은 신화가 펼쳐진다.









 그렇다면 가장 궁금한 이야기에 집중해보자. 로마의 시조라는 아이네이아스는 대체 어떤 인물일까? 그 대단한 인물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살펴보자. 마음의 연정을 불러일으키는 띠를 가지고 신들을 인간과 사랑에 빠지게 하며 즐거워했던 아프로디테. 이에 화가 난 제우스는 아프로디테를 인간과 사랑에 빠지게 한다. 이다 산에서 양을 돌보고 있던 안키세스 왕자를 사랑하게 된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자신을 공주라 속이고 안키세스와 사랑을 나누어 아이네이아스를 낳는다. 훗날 그는 군대를 이끌고 트로이 전쟁에 참가했다가 트로이가 패망한 후 유민을 이끌고 이탈리아로 건너가 새나라를 건설했고 이는 로마의 모태가 된다.









중학생 시절 겁 없이 도전했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책은 늘 사서 보는 거라 여겼던 나는 겁도 없이 서점에서 덜컥 그 책들을 샀다. 한 장 넘기자마자 눈에 띄는 한자의 습격. 주석 없이는 이해도 되지 않거니와 온갖 어려운 용어가 복잡하게 얼기설기 엮어있던 그 책은 결국 책장에서 오래도록 세월의 먼지를 쌓다가 내 기억에서 사라졌다. 지금 그 책들은 어디에 있을까? 완역본은 아니지만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읽었다는 기쁨을 준 책이 바로 미래타임즈의 '명화로 보는 시리즈'였다. 신과 인간의 사랑, 질투, 증오와 연민이 뒤얽힌 복잡한 관계 속에서도 오롯이 이야기에 집중하며 나아갈 수 있는 건 바로 명화와 조각 그리고 독자를 배려하여 쉽고 재밌게 쓴 글이 아니었나 싶다. 한 권으로 끝날 줄 알았던 미래타임즈와의 가슴 떨리는 첫 만남이 몇 번을 거듭하여 이어지니 이젠 언제 올지 모를 다음을 기대하게 된다. 그리스 로마 신화와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아이네이스> 같은 서사시, <단테의 신곡>과 서양 미술, 조각, 음악에 이르기까지 꼭 알아야 할 주옥같은 지식과 교양을 뜻깊게 쌓고 싶다면 아낌없이 추천하고 싶은 책. 미래타임즈의 '명화로 보는 시리즈'와 '알수록 다시 보는 시리즈'는 반드시 소장해야 할 보물이다. (서양 음악 100만 모으면 지금까지 출간된 시리즈 전부 소장!). 선명하고 아름다운 명화로 새롭게 읽는 『아이네이스』. 사심 가득 담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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