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초
T. M. 로건 지음, 천화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29초

지은이: T. M. 로건

옮긴이: 천화영 옮김

펴낸 곳: 아르테

 

 

 

 

 

 

 2018년 늦여름, 그해 마지막 스릴러 소설이란 문구로 눈길을 끌었던 작품 『리얼 라이즈』. 때마침 스릴러 소설을 읽고 싶기도 했지만, 기대 이상의 필력으로 쫄깃한 스릴을 선사했던 그 작품을 잊을 수 없어 T. M. 로건이란 이름을 기억했더랬다. 심지어 데뷔작이라니 괴물 작가 탄생이구나 했던! 그로부터 1년이 흐른 지금 다시 돌아온 그! 이름만 봐도 믿고 읽을 수 있는 작가이기에 하루빨리 만나고 싶었던 두 번째 소설 『29초』. 역시 표지에 실린 문구부터 강렬하다.

 

 

 

 

 

'내게 이름을 하나 주십시오. 한 사람의 이름을.

내가 그 사람을 사라지게 해주지. 당신을 위해서. -p135'

 

 

 

 소설의 주인공은 세라. 바람 나서 멀리 떠난 남편을 기다리며 홀로 힘겹게 딸과 아들을 키우고 있다. 대학교에서 전임 강사로 채용되길 오매불망 기다리지만 이마저도 앨런 러브록 교수라는 파렴치한 인간 때문에 쉽지 않다. '미투 운동'은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건가? 세라에게 대놓고 들이대던 앨런은 뜻대로 되지 않자 세라를 전임 강사직에서 탈락시킨다. (이런 멍멍이 같은 놈!) 부당한 통보를 듣고 잔뜩 화가 난 채 아이들을 데리러 가던 세라. 이런, 하늘도 무심하시지. 지금도 충분히 힘든 세라의 삶에 운명의 장난처럼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 눈앞에서 펼쳐진 아동 납치극. 아이를 구하려는 마음에 세라는 차로 납치범을 들이받고 못된 일당은 세라의 차 번호판을 촬영한 후 급히 자리를 뜬다. 정신 차려 보니 세라가 구하려던 아이마저 종적 없이 사라졌는데... 선의로 벌인 그 행동이 세라의 인생에 이런 변화를 불어일으킬지 누가 알았을까? 아이를 구해준 보답으로 암흑계의 거물이 세라에게 제안한다. 72시간 내로 이름 하나를 말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해주겠다고 말이다. 여러분이라면 과연 이 기회를 잡을 것인가? 누군가를 미치도록 싫어하며 살의를 느낀 적이 있는가? 『29초』는 다양한 사회적 이슈와 함께 인간의 깊숙한 내면에 잠재하는 어두운 구석을 수면 위로 끄집어낸다.


 

 소설은 역시나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그래, 어디 인생이 그리 호락호락하던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위기에 처하게 되는 세라. 하지만 결론은 상상했던 막장이 아니라, 이성적인 마무리라고 할까? 말도 안 되는 막장이 아닌 현실적인 결말이라 오히려 안심. T. M. 로건의 작품을 계속 기대할 만하겠다. 사실 전작 『리얼 라이즈』에 비해 짜릿함을 살짝 덜했지만, 찌르고 자르고 죽이는 끔찍한 장면 없이도 이 정도의 장편 스릴러를 완성할 수 있다는 게 참 대단. 나는 세라라면 어떻게 했을까? 제거하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그러고 보면 이 작가는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많은 듯하다. 전작 <리얼 라이즈>에서는 SNS의 무분별한 사용과 개인 정보 노출, 이번 작품 『29초』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이란 사회적 이슈를 다뤘으니 말이다.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는 세 번째 작품 <홀리데이>에서는 또 어떤 굵직한 문제를 다뤘을까? 기대가 상당히 크다. 스릴러 소설류는 굳이 모으진 않는 편이지만, 데뷔작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관계로 T. M. 로건의 책은 계속 모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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