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밥상 인간의 밥상 - 인류 역사를 뒤바꾼 40편의 맛있는 성경 속 음식 이야기
유승준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신의 밥상 인간의 밥상

지은이: 유승준

펴낸 곳: 소담출판사


영화와 책을 고를 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선택하는 주제가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음식이다. 엄청난 미식가도 아닐뿐더러 솜씨 좋은 요리사도 아니지만 적어도 맛과 멋은 감사히 즐길 줄 알기에, 세상 곳곳에 있는 누군가의 음식 이야기에 늘 귀 기울이며 가슴 뭉클한 감동을 기대하곤 한다. 할머니의 레시피, 엄마가 차려주신 마지막 밥상, 조난되어 죽을 고비를 넘기며 찾아 나선 식량, 잊을 수 없는 도시락 등 다양한 음식과 그보다 더 다채로운 사연을 만났지만 이번엔 사뭇 다르다. 성경이라니! 소담출판사의 『신의 밥상 인간의 밥상』이란 책의 존재를 알게 된 순간,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어린 시절 다녔던 교회에서 들은 말씀을 곰곰이 떠올리며 더듬어보니 기억나는 거라곤 빵, 포도주, 물고기, 양고기 정도? 짧디짧은 지식에 얼굴을 붉히며 방대하고 어렵게 느껴졌던 성경 이야기도 음식이란 주제로 접근한다면 좀 더 쉽고 재밌을 듯했다. 역시나 예감 적중! 구약을 시작으로 신약에 이르기까지 아담과 이브가 등장하는 에덴동산과 선악과 이야기에서 출발하여 시대별로 풀어가는 성경 이야기와 그 속에 담긴 갖가지 음식들. 때로는 침을 꿀꺽 삼킬 정도로 군침 돌고 때로는 아찔하여 '헉' 소리를 내뱉는 경험을 반복하며 푹 빠져 읽다 보니 그 어떤 이야기보다도 재미있고 흥미로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장을 넘겼다. 이 책, 정말 귀하고 대단한 작품이다!







 구약 성경과 신약 성경을 아우르며 때로는 소박하고 때로는 군침이 절로 도는 음식 이야기를 풀어놓는 저자마흔 살 이후본격적으로 '요리'와 '음식'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성격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는 저자는 직접 고른 의미 있는 이야기 40여 편을 이 책에 실었다교회에 다녀본 사람이라면 어린 시절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을까? '왜 기도와 말씀 시간엔 말투가 저리 이상하지?'란 생각성경책도 쉽게 풀어 쓰기보다는 어렵고 모호하게 해석되어 있고 어미가 평소 사용하는 것과는 많이 달라 어려웠던 경우가 다분한데이 책은 놀랄 만큼 쉽고 재미있게 쓰여 있어 어떤 거부감도 없이 스며들게 된다인간을 먹고 사는 존재로 만든 하나님이 무지하고 나약한 인간을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 챙겨 먹이셨으며자신의 살과 피를 나눠주신 예수님의 이야기 또한 담겨 있다신앙심 깊은 분들이 읽으면 더 큰 감동과 기쁨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성경 속 장면은 모세가 홍해를 가른 기적. 둘로 나뉜 바다가 드러낸 뭍을 따라 이스라엘 민족은 바다를 건넜고 마지막 한 명이 땅에 올라서자 바다는 다시 하나가 되었다. 뒤에서 맹렬히 쫓아오던 수많은 이집트 병사는 바다에 빠져 그대로 목숨을 잃게 되는데... 갖은 고초 끝에 자유를 되찾았건만 이스라엘 민족 앞에는 40년의 광야 생활이 펼쳐진다. 주린 배를 움켜쥐고 차라리 노예로 살 때가 좋았노라 투덜거리는 그들에게 하나님이 내려주신 기적의 식량이 바로 만나와 메추라기였다고 한다. 밤새 내린 눈처럼 광야에 소복히 쌓인 만나를 거두어 배를 채우며 40년의 광야 생활을 견딘 이들. '만나'가 무엇인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채 의견이 분분하다고 하는데, 침을 꿀꺽 삼키며 상상해본 만나의 맛은 고소하고 오래 씹으면 달짝지근한 곡식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야기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명화 덕분에 눈도 즐거웠던 시간. 작품명과 화가 이름이 한글로 꼼꼼하게 표기되어 있지만, 영문 표기가 없어 그 점이 살짝 아쉬웠다. 음식을 주제로 살펴본 성경 이야기는 인간을 사랑한 주님의 애틋하고 위대한 사랑과 인류가 기록해온 오랜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뜻깊은 발자취였다. 이 책 『신의 밥상 인간의 밥상』은 종교를 떠나 누구나 인류학적 관점에서 거부감 없이 성경을 접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소중한 작품이다. 이렇게 좋은 책은 꼭 알려져야 함! 28,000원이라는 정가가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책을 손에 쥐면 절대 비싼 값이 아님을 실감하실 겁니다! 『신의 밥상 인간의 밥상』 사심 가득 담아 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