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슬슬 숨, 소리 1
은모든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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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냥, 슬슬

지은이: 은모든

펴낸 곳: 숨쉬는 책공장

 

 느슨하게 묶은 머리, 어딘지 멍한 눈동자, 꼴깍 넘기는 술 한 모금. 어쩐지 고된 월, 화, 수, 목요일을 견디고 맞이한 꿀맛 같은 불금의 느낌이랄까? 영롱한 푸른빛 선으로 꾹 새겨넣은 일러스트 표지가 상당히 매력적인 책, 『마냥. 슬슬』을 만났다. '숨쉬는 책공장'이라는 귀여운 출판사 이름에 슬그머니 미소지으며 기분 좋게 첫 장을 펴들었다가 은모든 작가가 술술 늘어놓는 편안한 이야기에 취해 어느새 마지막 200p에 도달해 있었다. 한 호흡에 읽었지만 푸근하고 편안한 느낌. 『마냥, 슬슬』은 우리 자신, 혹은 주변에 있을 법한 평범한 모든 이의 일상을 잘 빚고 푹 익혀 한 잔의 맛있는 이야기로 빚어낸다.

 

 민원 처리 부서에서 예의 없는 주민에게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공무원 인주와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하며 술에 취해 곡 작업에 매달리는 인주의 아버지. 일상에 찌든 채 투덕거리면서도 결국 귀엽게 화해하는 연인, 윤선과 찬혁. 친구 문제로 고민하는 조카와 맛있는 음식을 해 먹으며 대화하는 호선. 직장을 그만둔 채 방에 틀어박혀 사는 동생과 그런 동생이 걱정스러운 누나. 템플스테이에서 만난 수빈, 호정, 밴드 드러머의 1박 2일 등등 얼핏 보면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몇 가지 이야기가 '인연'이란 고리로 연결되어 실타래 풀리듯 줄줄이 이어진다. 하나의 짤막한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여지없이 등장하는 은모든 작가표 '테이스팅 노트'. 테킬라, 와인, 막걸리, 맥주까지 다양한 술을 섭렵한 고수의 향기를 풍기며 술 이야기를 소설에 맛있게 곁들이는데... 소설과 묘하게 어우러진 술 이야기에 이 글의 정체가 무엇인가 몽롱해졌던 시간. 갑자기 술이 고프다.

 

 냉장고에 맥주가 있기에 평소 같으면 가볍게 한잔 마셨겠지만, 『마냥, 슬슬』을 읽다 보니 이 순간 가장 당기는 메뉴는 바삭하게 구운 파전과 막걸리! 병을 흔들지 않고 뽀얗게 맑은 윗부분만 따라 마셔도 좋고, 병을 잘 흔들어 원샷으로 한잔. 기분에 따라 요구르트나 사이다를 섞어도 좋다. 오늘처럼 비 오는 날에는 꼭 생각나는 메뉴.아, 술이 고파지는 책, 『마냥, 슬슬』! 이 제목이 자꾸 <마냥, 술술>로 보이는 건 그저 내 기분 탓일까? 적당히 재밌고 적절한 위로와 술을 권하는(?) 이 책, 참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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