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조각 100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100
차홍규.김성진 지음 / 미래타임즈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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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조각 100

엮은이: 차홍규, 김성진

펴낸 곳: 미래타임즈

 

 <서양 미술 100>이란 책으로 처음 인연을 맺은 미래타임즈 출판사. 인연이라 말하긴 좀 거창하고, 열렬한 독자로서 홀로 흠모하는 상황이랄까? 미래타임즈에서 야심하게 출판하는 시리즈마다 취향 저격인지라 한 권, 두 권 여력이 될 때마다 열심히 모으고 있다. 알수록 다시 보는 시리즈 중 <서양 음악 100>만 있으면 일단 다 모은 듯한데, 늦더라도 찬찬히 꼭 다 모을 생각! <서양 미술 100>을 워낙 재밌게 본 터라 『서양 조각 100』의 출간 사실을 알고 급 흥분했다. 조각이라니! 명화를 좋아하여 시대를 막론하고 어떤 그림 여행이든 발 벗고 나서는 나지만 조각에 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어 신선한 자극이 밀려왔다. 조각에 관해 알고 싶다는 순수한 지적 호기심에 이끌려 펴든 책, 『서양 조각 100』. 초점이 안 맞거나 흔들린 저화질 사진이 여전히 좀 실려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사진 자료 퀄리티가 훨씬 좋아진 느낌이다. 그 많은 자료 사진을 찍으러 세계 곳곳을 다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니 손에 꼽을 정도의 아쉬운 사진은 얼마든지 용의할 수 있다. 단 몇 장만으로 내 마음을 사로잡은 조각의 아름다움. 이 소중한 만남과 깨우침은 전부 이 책 덕분이다.

 

 

 

 

 

 

 

 

 

 

 

 

'조각'이란 물질적 성질을 초월하여 그속에 인간의 정신을 불어 넣은 것이다.

- 철학자 헤겔(Hegal)


 태초에 하나님이 흙을 빚고 숨결을 불어넣어 인간을 만들었다는 성서 내용을 바탕으로 헤겔은 조각에 관해 저렇게 이야기했다. 어떤 물질이든 그 성질을 초월하여 정신을 불어넣어 만든 예술의 결정체. 조각이 주는 절정의 아름다움을 어째서 이제야 깨달았을까? 책장을 넘기는 손끝에서 뜨거운 감동과 가슴 터질듯한 설렘이 솟아오른다. 보편적 공감을 유발하고 기념비적 성격이 강했던 조각은 기원전 8C가 되어서야 독립된 장르로 발전했고 그 시기엔 이상적인 인간상을 재현하는 데 집중했다고 한다. 명화로만 감상하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조각으로 감상하니 어찌나 새롭고 흥미진진하던지! 예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종교로 눈을 돌려 아름다운 성당과 조각, 분수 등등 끊임없이 샘솟아 꿈틀대는 힘찬 기운에 자꾸만 가슴이 벅차오른다. 역동적인 움직임이 살아있는 미론의 <원반 던지는 사람>, 아름다운 7등신으로 표현되어 인체비례 교과서가 된 폴리클레이코스의 <창을 든 사람>, 헬레니즘 예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페르가몬의 대제단>, <밀로의 비너스>, 로댕의 <칼레의 시민>,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등등 조각이 내뿜는 영롱한 아름다움은 어떤 단어로도 차마 다 표현할 수 없다.

 

 

 

 

잔 로렌초 베르니니 <잠자는 헤르마프로디토스>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봤던 <트레비 분수>도 등장! 로마의 트레비 분수도 보고 싶지만, 우피치 미술관이 가장 궁금하다. 『서양 조각 100』을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잠자는 헤르마프로디토스>였다. 그리스 신인 헤르메스와 아프로디테 사이에서 태어난 잘생긴 미소년 헤르마프로디토스. 님프인 살마키스는 그 아름다운 소년을 보고 첫눈에 반해 적극적인 애정 공세를 펼치지만 사랑을 몰랐던 소년은 그런 살마키스를 부담스러워한다. 자꾸 거절당하자 집착이 극에 달한 살마키스는 이 미소년을 끌어안고 신에게 간절히 기도한다. 자신을 이 소년에게서 절대 떼어놓지 못하게 해달라고. 결국 그 간절한 바람이 신에게 닿아 둘은 결합하어 한 몸이 되었다고 한다. 자웅동체가 된 비극의 미소년. 아무리 신화라지만 어떻게 이런 소원을 들어줄 수 있는지 신의 마음 씀씀이가 상당히 의심스럽고 갑자기 날벼락을 맞은 그 소년은 무슨 죄인지 참으로 황당하다. 실제 조각에서도 남성과 여성의 특징을 둘 다 볼 수 있으니 신기할 따름이다. 미래타임즈 출판사의 『서양 조각 100』과 함께 떠난 조각 예술 여행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만큼 알차고 흥미로웠다. 옆에 두고두고 생각날 때마다 펼쳐볼 생각! 그나저나 다음 책은 어떤 주제로 출간될지 벌써 기대된다! 정성 가득한 이 책 『서양 조각 100』 사심 가득 담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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