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 시 - 아픈 세상을 걷는 당신을 위해
로저 하우스덴 지음, 문형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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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힘들 때 시

지은이: 로저 하우스덴

옮긴이: 문형진

펴낸 곳: 소담출판사


 시는 잘 모르지만, 때때로 시집을 읽곤 한다. 열 마디 말보다 한 줄의 글에서 큰 위로를 받곤 했던 나날. 일부러 찾아 읽진 않아도 가끔 꼭 읽고 싶은 문학 장르가 바로 시인 듯하다. 탱글탱글 탐스럽게 물오른 금귤처럼 더위가 투실투실 몸집을 불린 여름 한복판에서 소담 출판사의 신간 『힘들 때 시』를 만났다. 예상했던 것과는 사뭇 달랐지만, 인문학처럼 사색을 이끌고 심리학처럼 인간의 깊은 내면을 분석하며 에세이처럼 심심한 위로로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준 이 책. 시가 이런 것이었던가?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 고른 10편의 시와 그 시에 관한 작가의 생각을 닮은 짧은 글. 자칫 도가 지나치면 시의 감동을 파괴할 사족이 될 수도 있지만, 이 책에 실린 글은 하나 같이 좋아서 별거 아닌 듯 뚝 던진 이야기에 감명받고 고개를 끄덕이며 마지막 장까지 아껴가며 읽었다.


『힘들 때 시』에 수록된 시들

1. 매기 스미스 <좋은 뼈대>

2. 엘렌 배스 <내 말은 말야>

3. 콘래드 에이킨 <말다툼>

4. 윌리엄 스태포드 <자유로움>

5. W. S. 머윈 <반짝이는 빗방울>

6. 잔 리처드슨 <빛이 오는 방법>

7. 웬델 베리 <이제 최악을 알게 되었으니>

8. 잭 길버트 <변론답변서>

9. 나짐 히크메트 <이쪽 길입니다>

10. 마리 하우 <수태고지>

 

 

 

 

 

 

 시를 찍어 올리고 싶지만, 저작권 문제도 마음에 걸리고 시는 짧으니 올리는 순간 그대로 옮겨 가게 되어 이 글에는 올리지 않기로 했다. 좋은 구절을 곱씹고 손으로 적어보고 나지막이 읊조리고 가슴으로 떠올리며 곱씹고 되뇌고 아로새긴 시간. 미처 영글지 못한 마음에 파도처럼 밀려오는 감동이 버거워 잠시 머뭇머뭇했지만 이내 그 파도에 몸을 맡기고 편안히 또 편안히 둥둥 떠올랐다. 영문이 함께 실려 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한글 해석만 실려 있는 점이 조금 아쉽다. 영문은 구글에서 검색해보기로! 무엇이 걱정인지 알지도 못한 채 밤새도록 뒤척이는 밤, 차마 설명할 수 없는 슬픔에 잠겨버린 날, 알 수 없는 무기력함에 한없이 나른한 순간, 누군가의 위로가 눈물 나게 고픈 어느 때, 나를 알고 싶고 아껴주고 싶은 나날. 그 모든 순간에 로저 하우스덴의 시 처방전은 여지없이 마법의 힘을 발휘할 것 같다. 괜찮다고 토닥여주고 잘하고 있다고 응원해주며 너라서 다행이라고 북돋워 줄 『힘들 때 시』. 마지막 장을 덮고 가만히 가슴에 품자 기다렸다는 듯 눈물이 한 방울이 또르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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